3학년이 아닌 2학년 때 받아 더 기쁜 황금사자기 MVP. 덕수고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마산 용마고를 4-2로 꺾고 우승했다. 대회 최우수 선수는 이날 선발투수 양창섭(2학년)으로 선정됐다. 앙증맞은 꽃다발이 수줍은 듯한 미소와 잘 어울린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제70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
5회 폭투…삼진·뜬공으로 위기 모면 “승부구 슬라이더가 잘 통한 것 같다”
황금사자를 향한 마지막 문턱을 지킨 이는 덕수고 양창섭(17·2학년)이었다.
덕수고 선발투수 양창섭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결승에서 선발로 나와 마산 용마고(이하 용마고)를 상대로 6.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덕수고는 용마고를 4-2로 꺾고 70번째 황금사자를 품에 안았다.
양창섭은 1회말 2사에서 3번타자 오영수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이후 4회까지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상대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2회와 3회에는 각각 삼진 2개씩을 솎아내 기세를 올렸다. 그 사이 덕수고 타선은 4회와 5회 2점씩을 뽑아 양창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첫 위기는 5회에 찾아왔다. 양창섭은 5회 1사에서 7번 류진성과 8번 대타 노시훈에게 좌전안타와 3루 강습안타를 내줘 주자 2명을 내보냈다. 당황한 양창섭은 9번 박성하를 상대하다 폭투를 기록해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박성하를 삼진, 1번 홍지훈을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을 막았다. 양창섭은 6회에 다시 제 모습을 찾았다. 2번 강동권을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3번 오영수와 4번 나종덕을 각각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중심타선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양창섭의 임무는 7회 1사까지였다. 7회 첫 타자 이성규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6번 이상혁에게 좌전 2루타를 내주자 양창섭은 구원투수 김재웅으로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창섭은 경기 후 “그냥 너무 좋다”며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제구가 생각보다 잘 들어가서 편하게 끌고 갔다”며 “승부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은 양창섭이 전국대회에서 처음으로 받은 개인상이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감독님께서 ‘뒤에 투수들이 많으니 기죽지 말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말씀하셨다”며 “오늘은 최대한 던질 수 있는 데까지 던지려고 했다. 완투 완봉도 꿈꿨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덕수고는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와 결승전에서 4-2로 승리했다. 덕수고 선수들은 3년 만의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