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7-3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목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덕수고가 6번째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아울러 황금사자기 2연패를 차지한 역대 6번째 팀이 됐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이하 용마고)를 7-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덕수고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결승전에서 용마고를 누르고 대회 2연패의 기쁨을 누렸다. 1994~1995년, 2004년, 2013년, 2016년에 이어 황금사자기에서만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역대 6번째 팀이 됐다. 덕수고로서는 정수근이 활약하던 1994년과 김민기가 주축이 된 1995년에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뒤 2번째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덕수고 3학년 투수 양창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황금사자기 2년 연속 MVP는 1983~1984년 박준태(당시 광주일고)에 이어 역대 2번째다.
용마고는 역대 5번째로 2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특히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3차례나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치는 아픔을 맛봤다.
덕수고는 전날 광주동성고와 4강전에서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승부치기로 진행된 10회 2점을 뽑아 간신히 승리(5-4)를 지켜냈다. 어느 때보다 어렵게 결승에 오른 만큼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 컸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도 전날 밤과 이날 아침까지 2차례에 걸쳐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즐기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만약 패하더라도 멋지게 인사하고 와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우승을 많이 해본 팀”이라는 말 속에는 선수들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정 감독의 믿음은 완벽하게 통했다. 덕수고는 2회 2사 2·3루에서 김민기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무사 1루에서 양홍영의 땅볼 타구에 용마고 3루수 오영수가 송구 실책을 저지른 틈을 놓치지 않았고, 김민기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날의 결승점이었다.
덕수고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4회에만 5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1사 3루에선 김동욱과 이인혁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선 윤영수의 스퀴즈번트 때 상대 허술한 수비와 폭투를 틈타 6-0까지 달아났다. 2번째 투수 백미카엘이 5회초 급격히 흔들리며 2점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에이스 양창섭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5회말 2사 2·3루에선 상대 폭투를 놓치지 않고 7-2로 다시 달아났다.
용마고는 6회 곧바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한 번 벌어진 틈을 메우기는 쉽지 않았다. 실책 3개를 저지르며 헌납한 실점이 두고두고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