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용마고 선수들이 15일 열린 황금사자기 서울고와 준결승전에서 모자를 흔들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제 70회 황금사자기 준결승전
2014년 결승·작년 2회전 패배 설욕 에이스 이정현 호투·이상혁 결승타
마산용마고(이하 용마고)가 서울고와의 끈질긴 악연을 끊었다.
용마고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준결승전에서 서울고를 4-1로 누르고 결승에 선착했다.
용마고로서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용마고는 2014년 제68회 황금사자기에서 마산상고 시절이던 1964년 이후 무려 50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김민우(21·한화)라는 확실한 에이스 한 명으로 써내려간 기적이었다. 그러나 홀로 팀을 떠받쳤던 김민우가 조금씩 지쳤고, 결국 결승전에서 무너졌다. 3-11로 대패하며 우승컵을 서울고에 내줬다. 용마고는 지난해 열린 제69회 황금사자기 2회전에서도 서울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콜드게임으로 서울고가 이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용마고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지만 11-12, 1점차 패배를 당했다.
두 팀은 얄궂게도 올해 황금사자기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에이스 이정현 덕분에 용마고가 웃었다. 이정현은 이날 1-1로 맞선 4회 1사 1루서 마운드에 올라 6이닝을 4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 1사 2·3루, 8회 무사 1·2루의 위기가 있었지만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호투로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최고구속 145km의 빠른 직구와 133km대 빠른 슬라이더, 단 2구종만으로 서울고 타자들을 마음껏 요리했다. 7회부터 예정됐던 비가 쏟아지면서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푹푹 파묻히는 상황이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타자들도 힘을 냈다. 1-1로 맞선 3회말 이상혁의 적시타로 앞서나갔고, 5회말 1사 1·3루서 이성규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더 달아났다. 8회말 터진 오영수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서울고는 에이스 김정현부터 이찬혁, 강백호까지 마운드에 올랐지만 용마고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믿었던 강타선마저 침묵하며 4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동산고와 덕수고의 4강전은 우천으로 인해 16일 오후 6시로 미뤄졌다. 결승전은 17일 오후 6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