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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투고타저… ‘지키는 야구’가 승부 가를듯
입력 2010-03-08 03:00:00

 평생 잊을 수 없는 이 즐거움을 올해는 어느 학교가 누리게 될까. 야구 시즌을 여는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52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12일 개막해 18일간의 열전을 시작한다. 지난해 우승한 충암고 선수들이 이영복 감독(위)을 헹가래치며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야구가 지난 주말 시범경기를 시작하며 기지개를 켰다. 고교야구도 열전에 돌입한다. 12일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하는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그 무대다. 우수고교 초청 형식으로 열렸던 황금사자기는 2008년부터 전국 모든 고교가 참가하는 선수권대회가 됐다. 그해부터 프로야구 개막보다 앞서 열려 야구시즌 전체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무대가 됐다. 올해는 52개 팀이 참가해 18일 동안 레이스를 펼치며 결승전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고교선수들의 기량을 손금 보듯 들여다보고 있는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올해 출전 팀들의 전력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마운드가 강한 팀이 많다는 설명이다.

많은 스카우트가 덕수고 경남고 천안북일고 광주일고를 4강 후보로 꼽았다. 2004년 우승 팀 덕수고는 고교 파워 투수 랭킹 1, 2위로 평가받는 한승혁과 김진영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는 “투수력만 놓고 보면 덕수고가 가장 좋다. 둘이 마운드에 설 때 타자들은 2점만 뽑으면 될 정도”라고 말했다.

경남고는 투타 균형이 잘 잡힌 데다 수비와 주루플레이도 뛰어나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LG 강상수 스카우트는 “경남고는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를 3명이나 보유하고 있고 상하위 타선 연결도 좋은 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결승에서 충암고에 무릎을 꿇어 준우승에 그친 북일고도 강호로 꼽힌다. 북일고는 1990년대 초반 프로야구 최고 타자였던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팀답게 마운드보다 방망이가 앞선다. 포수 최형종과 내야수 홍성갑, 외야수 오준혁은 파워와 정확성을 함께 갖춘 타자다. 홍성갑은 지난 대회에서 최고 타격왕(0.476)과 최다 안타(10개)를 기록했다.

통산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광주일고는 전통의 강호답게 조직력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됐다. 광주일고에는 최고 구속 140km대에 슬라이더가 좋아 고교 최고의 왼손투수로 인정받는 유창식이 있다.

다크호스로는 지난 대회 우승 팀 충암고를 비롯해 제물포고 서울고 장충고 등이 거론됐다. 충암고는 지난 대회 최우수선수 문성현(히어로즈)이 빠져 마운드의 무게가 다소 떨어졌지만 뛰어난 오른손 투수 최현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고는 방망이가 조금 처지지만 임정우 이하늘 문재현 등이 버티는 마운드가 안정됐다. 제물포고 역시 타력은 다소 약하지만 좌완 원투 펀치인 이현호와 이창재가 지키는 마운드가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장충고는 투타가 균형을 이룬 데다 내야 수비가 안정적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4강 후보와 다크호스로 꼽힌 팀들이 16강 이후부터나 만나게 돼 우승을 향한 막판 대결이 더욱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대회에서는 ‘빅4’로 예상됐던 팀 가운데 광주일고와 덕수고가 각각 첫 경기에서 경남고와 북일고를 만난 탓에 일찌감치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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