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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형제 “올~레”… 휴일 V합창
입력 2010-03-15 03:00:00

필사의 홈 돌진… 아웃? 세이프?
신일고 김영환(왼쪽)이 14일 선린인터넷고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이정암의 안타 때 홈을 파고 들다 아웃되고 있다. 신일고는 6-1로 이겼다. 박영대 기자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3일째인 14일은 투수들의 날이었다. 하루 전인 13일에는 4경기 중 3경기가 콜드게임으로 끝났을 만큼 방망이가 불을 뿜었지만 이날은 거의 매 경기가 팽팽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세광고와 인창고의 4번째 경기는 뜨거운 열기를 식히려는 듯 2회 도중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 서울고, 단 3안타로 낙승

서울고 타선은 썩 강하지는 않아도 짜임새 있는 타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왼손 선발 투수 문재현과 구원 투수 신동훈의 구위에 꽁꽁 묶였다. 이날 서울고 타선이 합작한 안타는 고작 3개에 불과했다.

그 대신 상대 실책으로 얻은 기회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2회 2사 후 포수 정병관이 대구고 유격수 정상교의 실책으로 진루한 게 시작. 유성광의 안타와 김민섭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박경택이 빗맞은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계속된 1, 2루 찬스에서 1번 타자 이찬기는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쳤으나 정상교가 다시 실책을 범하는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대구고는 2배 많은 6안타를 치고도 분루를 삼켜야 했다.

○ 신일고 1학년 최동현 깜짝 데뷔

신일고 1학년 사이드암 투수 최동현은 목동구장에 도착한 뒤에야 최재호 감독으로부터 선발 통보를 받았다. 전국 대회 첫 선발 출전이었지만 최동현은 자신감 있게 선린인터넷고 타자들을 요리해 나갔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22km에 불과했지만 볼 끝이 살아 움직였고 제구가 일품이었다. 낙차 큰 커브도 위력을 발휘했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의 호투. 최동현은 “긴장되기도 했지만 칠 테면 쳐보라는 마음가짐으로 던졌다. 임창용(야쿠르트) 선배처럼 좋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타선에서는 1학년이던 지난해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유격수 하주석이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하주석은 1회 2사 1, 2루에서 2루수 앞 내야 안타로 결승타점을 기록했고 2회와 4회에는 각각 적시타를 쳐냈다.


○ 장충고, 개성고 실책 틈타 결승점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황금사자기를 차지했던 장충고는 지난 2년간 주축 투수들의 부상으로 대회 초반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윤영삼과 정다흰 최우석 등 좋은 투수가 많아 3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에이스 윤영삼은 이날 개성고를 상대로 2피안타로 완봉승을 따내며 짜릿한 1-0 승리를 책임졌다.

승부는 결정적인 야수 실책 하나로 갈렸다. 0-0 동점이던 2회초 장충고의 공격 1사 2루에서 정도원이 친 타구는 평범한 좌익수 뜬공. 하지만 개성고 좌익수 주하진이 타구를 땅에 떨어뜨리는 사이 2루 주자 신민기가 홈을 밟았고 이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이어 열린 세광고와 인창고 경기는 2회말 인창고 공격 1사 1, 2루에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우천 순연됐다. 이 경기는 15일 오전 9시부터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서 재개된다. 15일 전 경기는 대회 홈페이지(goldlion.donga.com)에서 문자와 동영상(KBSN 중계 시)으로 볼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오늘의 스타
완봉투 장충고 윤영삼

9K… 슬라이더 무기로 2안타 ‘꽁꽁’


경기 후 만난 장충고 윤영삼(18·사진)은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던 승부에서 1-0 완봉승을 거둔 에이스는 “정말 좋아요”를 연발했다. 그의 얼굴엔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자신의 투구에 대한 만족감이 섞여 있었다.

윤영삼은 14일 개성고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와 9이닝을 2안타 무실점 무사사구로 막았다. 그는 6, 8, 9회를 제외한 6이닝을 모두 3타자로 막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8, 9회도 야수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삼자 범퇴로 처리할 수 있었다.

삼진도 9개를 기록했다. 개수도 많았지만 삼진을 잡은 타이밍은 더욱 돋보였다. 1-0으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8회 1사 개성고 이두희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성현기가 악송구하는 바람에 1사 2루의 위기가 닥쳤다. 안타 하나면 동점인 상황에서 윤영삼은 후속 타자 2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 2개, 2회 3개의 삼진으로 초반 상대의 기를 꺾은 것도 주효했다.

윤영삼이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던진 것이 슬라이더였다.

현장 스카우트들은 그에 대해 “직구로 확실히 스트라이크를 잡고 변화구로 정확히 유인구를 던지는 기본적이지만 쉽지 않은 투수의 자질을 지녔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까지 내야수를 겸했기 때문에 수비 능력이 뛰어나고 주자 견제 동작도 빠르다”고 평했다.

윤영삼은 자신의 미래를 확실히 그려 놨다. 정면 승부를 즐기는 싸움닭 같은 투수가 야구팬들이 앞으로 윤영삼 하면 떠올릴 모습이다. 그는 “대학 갈 생각은 안 해봤다. 빨리 프로에 가고 싶다”고도 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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