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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땐 퍼펙트 “2연속 우승 선봉”
입력 2010-03-19 03:00:00

18일 마산용마고와의 1회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충암고 최현진의 힘차면서도 안정된 와인드업 자세가 인상적이다. 최현진은 전날 눈으로 중단된 뒤 이날 속개된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완성하며 4-0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명 기자

18일 잠에서 깬 충암고 3학년 최현진은 몸이 무거웠다. 17일 오후 5시 50분경 시작된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와의 1회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그는 5회초 1사까지 퍼펙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눈(雪)이 눈(眼)을 가렸다. 갑자기 폭설이 내려 공을 던지는 데 애를 먹다 볼넷을 내줘 퍼펙트가 깨졌다. 곧 이어 경기는 0-0 상황에서 중단됐다.

전날 저녁에 56개의 공을 던지고 다음 날 오전 다시 등판하는 일은 고교 야구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최현진은 18일 재개된 경기에서 첫 타자를 맞아 폭투를 던졌다.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주자를 견제구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6회초 다시 흔들렸다. 2사 2루에서 김영진 타석 때 다시 원 바운드 투구를 했다. 볼넷으로 나간 김영진이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안타 하나면 노히트노런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0-0의 균형도 깨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승부는 길었다. 최현진은 3번 타자 배건오를 맞아 2스트라이크 3볼에서 3연속 몸쪽 직구를 던졌다. 하지만 타자는 연이어 파울을 쳐냈다. 이어 누가 봐도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 최현진도 슬라이더 사인을 냈지만 포수 유원선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한복판에 직구를 던지라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 4년 넘게 자신의 공을 받아온 동료의 주문이었다. 최현진은 동료를 믿었고 시속 143km 직구는 한복판에 꽂혔다. 허를 찔린 타자는 멍하니 서있다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현진의 눈부신 호투 속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충암고는 6회말 1사 만루에서 김동환이 2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깨뜨린 뒤 7, 8회 1점씩 추가하며 4-0으로 달아났다.

9회 마운드에 선 최현진의 표정은 대기록을 의식한 듯 상기됐다. 그는 1사후 연속 삼진을 잡으며 4-0 완봉승과 함께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투구수 128개, 5볼넷 14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이었다. 이로써 최현진은 황금사자기대회에서 1970년 노길상(성남고)이 경북고를 상대로 기록한 지 꼭 40년 만에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는 2007년 8월 봉황기대회에서 경기고 최성훈이 부산고와의 경기에서 달성한 후 2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충암중 2학년 때 추계리그에서 청량중을 상대로 퍼펙트 경기를 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은 최현진은 1, 2학년 때는 부상 등으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그를 지켜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최현진이 지금껏 보여준 모습 중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최현진은 “대기록을 세워 무척 기쁘다. 컨트롤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완해 프로야구 상위 지명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황금사자기 2년 연속 우승을 이끄는 것이 1차 목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광주진흥, 5안타 치고도 5회 콜드승▼

전날 잔뜩 찌푸렸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18일 목동야구장에서 계속된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디펜딩 챔피언 충암고는 활짝 갠 하늘처럼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32강 막차를 탔다. 우승 후보로 꼽힌 덕수고, 경남고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진흥고, 경기고는 16강에 안착했다.

덕수고는 지난해 창단한 신생팀 울산공고와 맞붙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울산공고는 이날 경기가 전국대회 첫 출전. 덕수고는 6회까지 2-3으로 뒤졌지만 막판 경험 부족으로 흔들린 울산공고에 6-4로 역전승했다.

접전이 예상됐던 광주진흥고와 동산고의 경기는 진흥고의 10-0, 5회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동산고는 1회전에서 청주고를 맞아 대회 첫 완봉승을 거뒀던 선발 박병우가 4이닝을 못 넘기고 5안타 8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허무하게 주저앉았다. 진흥고는 안타 5개를 때렸지만 도루 6개로 상대를 흔들어 볼넷 8개, 폭투 5개, 실책 3개를 얻어냈다. 경남고는 5회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김우경이 삼진 9개를 솎아내며 4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데 힘입어 강릉고를 7-2로 꺾었다. 경기고는 야탑고를 10-6으로 눌렀다. 경기고 강진성은 대회 4호 홈런(2점)을 터뜨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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