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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황금사자기]8회말 폭발… 광주일고 ‘4강 티켓’
입력 2010-03-27 03:00:00

 광주일고 허일(16번)이 2-1로 앞선 8회 1사 1, 3루에서 3루에 있다 임영섭의 가운데 안타 때 홈을 밟은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일고가 신일고를 6-1로 이겨 4강에 합류했다. 변영욱 기자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4강이 가려졌다. 12일 막을 올린 뒤 보름 만이다.

광주일고와 경북고가 2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각각 신일고와 제물포고를 꺾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2008년 챔피언 광주일고는 신일고를 6-1로 눌렀다. 광주일고는 지난해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지만 첫 경기에서 경남고에 져 일찌감치 고향으로 돌아갔다.


1-1로 맞선 5회 허일의 안타로 결승점을 뽑은 광주일고는 8회 타자 일순하며 4점을 보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허일은 4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신일고는 0-1로 뒤진 4회 1사 만루에서 하주석의 땅볼을 광주일고 투수 유창식이 놓친 틈을 타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만루에서 두 타자가 잇달아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1992년부터 모교 감독을 지내며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 김병현 등 빅리거들을 길러낸 광주일고 허세환 감독은 “초반 신일고 선발 고주원의 투구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지만 중반 이후 선수들이 감각을 찾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에 걸쳐 완도에서 보름간 전지훈련을 했는데 체력, 기술,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고와 제물포고의 대결은 실책에서 승부가 갈렸다. 5회까지 이어지던 0의 행진을 먼저 깬 쪽은 제물포고였다. 6회 안타로 출루한 선두타자 유재혁이 경북고 포수 박승무의 실책과 패스트볼을 틈타 홈까지 밟은 것. 그러나 박승무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대량 득점의 발판이 된 2루타를 터뜨려 실수를 만회했다. 위기 뒤 찬스를 맞은 경북고는 무사 2루에서 김지원의 땅볼 때 제물포고 선발 이현호의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뒤 바뀐 투수 이창재의 난조와 잇단 실책에 편승해 5점을 뽑았고 8회 2점을 보태 8-1로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27일 목동에서 열리는 준결승전 경남고-장충고, 광주일고-경북고 승자는 역사적인 잠실야구장 결승전의 주인공이 된다. 29일 결승전 입장권은 인터파크(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오늘의 스타
광주일고 투수 유창식

4회 1사 만루 위기 등판… 5이닝 완봉투


광주일고 3학년 왼손 투수 유창식(사진)의 등번호는 1번이다. 지난해까지 9번을 달던 그는 동기 오경우가 화순고로 전학가면서 주인을 잃은 1번을 자신의 등에 달았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가 되겠다는 의미에서다.

유창식은 26일 신일고와의 8강전에서 자신의 등번호에 걸맞은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4강행을 이끌었다. 유창식은 선발 이정호의 뒤를 이어 4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5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삼진도 5개를 잡았다. 공격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유창식은 이번 대회 광주일고의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1회전에서 설악고에 12-2,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둘 때만 등판하지 않았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위기 때마다 선발 투수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3경기에서 18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시속 147km에 이르는 강속구로 삼진을 19개나 잡았다. 그는 “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는 게 좋은 결과를 낳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식의 투구를 지켜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단연 고교 최고 왼손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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