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와 충암고 결승전이 열렸다. 7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충암고 선발 투구 변진수가 밝은 표정으로 공수교대하고 있다. 잠실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5연속경기 완투승의 괴력을 발휘하며 충암고를 황금사자기 우승 고지로 이끈 3학년 사이드암투수 변진수(18·사진)는 “내가 무너지면 끝이란 생각으로 버텼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홀로 충암 마운드를 이끌었다. 지역 예선에서 팀의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4승1패, 방어율 0.90을 기록했고, 이번 왕중왕전 본선에서도 성남고와의 1회전을 시작으로 5연속경기 완투를 펼치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4일 제물포고와의 8강전 8이닝(투구수 95개), 5일 야탑고와의 준결승 10이닝(투구수 118개), 6일 광주일고와의 결승전 9이닝(투구수 149개) 등 3일 연속 완투승을 펼치며 무려 362개의 투구수를 기록해 혹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3학년 최용준 최주호와 2학년 윤재진이 어깨가 좋지 않아 변진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후반기에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기 때문에 변진수를 많이 아껴 승부처에서만 던지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평소 직구 구속이 140km대 초반까지 찍히지만, 이날 결승전에서는 130km대 중반에 그쳤다. 변진수는 “주말리그가 시행되면서 이번에 성적을 내야 경기에 못 나간 다른 투수들이 후반기에 던질 수 있어 이를 악물고 던졌다”면서 “이젠 목욕탕에 가고 싶고, 잠도 실컷 자고 싶다. 프로에 가면 오늘 섰던 잠실 마운드에서 꼭 첫승을 올리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