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살았네! 천안북일고 김인태(오른쪽)가 1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제주고와의 경기에서 4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창원=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프로야구 선수 시절 ‘악바리’로 불렸던 북일고 이정훈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말 선발 송주영이 제주고 선두 타자 박준호에게 안타를 맞은 직후였다. 이전까지 송주영은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 있었지만 이 감독은 지체 없이 투수를 바꿨다. 상대에게 작은 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송주영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윤형배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삼진 2개를 잇달아 잡아냈다. 2사에서 허승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태중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북일고의 위기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북일고가 18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복병 제주고를 4-0으로 꺾고 16강에 합류했다. 윤형배는 삼진 8개를 잡아내며 4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겼다. 시속 130∼140km대의 공에 익숙한 제주고 타자들에게 150km를 넘나드는 윤형배의 공은 난공불락이었다. 북일고는 5회초 1사 1, 3루에서 8번 지명타자 김남헌의 오른쪽 안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7회 고성우의 적시타, 9회 신
승원의 2타점 3루타로 추가 득점했다.
제주고는 2학년 선발 조영우가 북일고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상대로 삼진 5개를 뽑아내며 7안타 4실점으로 막은 게 위안이었다. 북일고의 주말리그 전반기 팀 타율은 0.393, 장타력은 0.595에 달한다. 이 감독은 “원래 윤형배를 마지막 2이닝 정도만 던지게 하려 했는데 승부처라고 판단해 조기에 등판시켰다. 선수들이 긴장한 탓에 경기 초반 점수가 나지 않아 고전했지만 다음부터
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휘문고가 3-3으로 맞선 9회초 2사 만루에서 박민수가 상대 투수 조현명을 상대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데 힘입어 군산상고를 5-3으로 눌렀다.
휘문고 박상원은 0-2로 뒤진 3회말 무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7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북일고와 휘문고는 26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