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북일고 에이스 윤형배가 황금사자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창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직도 제 공이 마음에 안 들어요.”
제66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북일고 투수 윤형배는 우승한 뒤에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난 아직 고교생일 뿐이다. 류현진(한화)이나 윤석민(KIA) 선배 정도는 돼야 잘 던졌다고 할 수 있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대회의 나는 윤형배답지 않았다. 제구가 안 됐다”고 자책하기까지 했다.
윤형배는 북일고의 에이스다. 그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2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1자책)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3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은 0.41에 불과하다. 2일 덕수고와의 4강전에서 공 147개를 던지며 9이닝 2실점(1자책) 완투한 뒤 다음 날 열린 장충고와의 결승전에 구원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팀 우승을 책임졌다. 그는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 수많은 사람이 떠올랐다. 같이 뛴 동료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형배는 국내 스카우트들로부터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시속 153km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경기 운영 능력까지 탁월하다. 이 때문에 대회 기간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이 마산구장을 직접 찾아 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동안 국내 잔류에 무게를 뒀던 윤형배는 이날 우승 직후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지난해보다 올해 투구가 더 나아진 것 같다”며 빅리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신인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제9구단 NC 역시 그의 입단을 절실히 바라고 있어 윤형배를 놓고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