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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의 황금기를 부활시키자, 창원發‘황금사자후’
입력 2013-05-10 03:00:00

황금사자기는 지난해 제66회 대회에서 역사적인 ‘고교야구 창원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5월 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선린인터넷고와 인창고의 개막전이 열리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야구의 상징인 고시엔(甲子園)구장에서 매년 고교야구가 열리기 때문이다. 4000개가 넘는 고교야구 팀 가운데 지역 예선을 통과해 고시엔대회에 진출하는 건 49개팀. 일본의 고교야구 선수들은 고시엔구장의 검은 흙을 밟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고시엔대회 인기는 프로야구 이상

고시엔 구장

매년 8월 열리는 여름 고시엔대회의 정식 명칭은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이 기간에는 일본 프로야구도 뒷전으로 밀린다. 공영방송인 NHK는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대회 주최 측인 아사히신문은 물론이고 주요 신문사들도 대회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룬다.

고시엔구장도 관중이 가득 들어찬다. 고시엔구장을 찾는 평균 관중은 본선 때는 3만5000명 이상, 8강전 이후는 5만 명을 훌쩍 넘긴다. 지역 팬들은 휴가를 내고 효고 현의 소도시 니시노미야로 원정 응원을 떠난다. 고시엔대회 본선에 진출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본선 카드가 2장씩 주어지는 도쿄와 홋카이도를 제외하면 4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등을 해야 한다. 고시엔대회 본선에만 진출해도 교문에 1년 내내 현수막이 걸린다.


고교야구 역사와 전통 지키는 일본

고시엔구장이 안방인 한신 타이거즈는 매년 여름 고시엔대회 때문에 장기간 원정을 떠난다. 한신에는 ‘죽음의 원정’이다. 프로구단이 불이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은 고시엔대회가 문화와 축제의 한마당이자 일본 야구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고시엔대회는 일본고교야구연맹과 아사히신문사의 주최로 1915년 첫 대회가 열렸다. 1924년 갑자년에 완공돼 고시엔(甲子園)이란 이름이 붙은 구장은 지은 지 90년이 됐다. 한때 한신은 고시엔구장을 철거하거나 대회 장소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고교야구의 성지를 없앨 수 없다”는 여론이 90년의 신화를 지켜냈다.


‘창원시대’ 맞이한 한국 고교야구

올해로 67회째를 맞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고시엔대회에 버금가는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고시엔구장과 같은 상징이 없었다. 황금사자기는 60여 년 동안 서울 동대문, 목동, 잠실을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제66회 황금사자기가 처음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열렸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의 연고지 창원이다.

창원은 최적의 야구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NC의 안방 구장인 마산야구장과 진해야구장이 있다. 2015년에는 진해 옛 육군대학 터에 NC의 전용구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전통의 야구 명문 마산고와 용마고(옛 마산상고)도 건재하다. 두 학교는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거나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배출했다. 역대 프로야구 통산 도루(550개)와 3루타(100개) 부문 1위인 전준호 NC 주루코치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의 주인공 감사용 전 국제디지털대 감독은 마산고 출신이다. 용마고는 지난해 다승왕(17승)을 달성한 삼성 장원삼 등 수준급 투수들을 배출했다.

지난해 제66회 황금사자기에는 주말리그를 거친 8개 권역 35개팀이 출전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창원시는 올해로 2년째 황금사자기를 유치하며 한국 고교야구의 새로운 성지로 떠올랐다. 창원시는 일본 고시엔대회를 벤치마킹하면서 전통의 황금사자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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