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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괴물 차명진… 8회1사까지 노히트노런
입력 2013-05-11 03:00:00

순천 효천고의 차명진이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안양 충훈고와의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개막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창원=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회부터 노히트노런을 의식했는데 8회 바로 안타를 맞더라고요. 너무 아쉬웠지만 승리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순천 효천고가 ‘롱다리 투수’ 차명진(3학년)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효천고는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안양 충훈고를 3-0으로 눌렀다. 127개의 공을 던진 차명진은 삼진 13개를 솎아내며 9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대회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차명진은 주말리그 전라권 7경기에 모두 등판해 4승(1패)으로 권역 최다승을 거둔 오른손 투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이고 슬라이더와 커브도 수준급이다. 키(187cm)도 크지만 다리가 유난히 길다. 순천 이수중에 다닐 때만 해도 투수보다는 주로 외야수로 나서다 효천고에 진학한 뒤 투수로서의 기량이 부쩍 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프로야구 스카우트 사이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으로 평가받아 장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차명진은 1회 볼넷 2개를 내주는 등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닝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2회 충훈고 선두타자 최건우가 방망이를 휘둘러보지도 못한 채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시작된 차명진의 탈삼진 퍼레이드는 7회를 마쳤을 때 두 자릿수가 됐다. 8회 1사에서 충훈고 대타 송윤민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며 노히트노런은 날아갔지만 차명진은 그 이닝에 탈삼진 3개를 추가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7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효천고는 8회 안타 2개와 상대 실책 3개를 묶어 단숨에 3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8번 타자로 나선 차명진은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방망이 실력도 뽐냈다. 효천고는 부전승으로 올라온 경남고와 18일 2회전(16강)을 치른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주말리그 서울권A 2위(5승 1패)로 황금사자기 티켓을 얻은 휘문고가 경상권B 2위(5승 1패) 대구고를 3-1로 누르고 2회전에 진출했다. 휘문고는 0-0으로 맞선 5회 안타 2개와 더블 스틸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김주성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대구고 4번 타자 박상현(2학년)은 0-3으로 뒤진 8회 영패에서 벗어나는 솔로포를 때려 대회 첫 홈런을 기록했다.


창원=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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