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프로선수가 되든 그렇지 않든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이 아닐까. 덕수고 선수들이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 용마고와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정윤진 감독을 헹가래치는 동시에 기념 촬영 포즈를 취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shin00@donga.com
결승전서 용마고 4-2로 잡고 정상 6.1이닝 무실점 양창섭 MVP 차지
덕수고가 3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덕수고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마산 용마고(이하 용마고)를 4-2로 누르고 우승했다. 2013년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마산고를 상대로 정상에 섰던 덕수고는 이번에는 용마고와 결승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는 쾌거를 거뒀다. 대회 MVP는 결승전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4안타 1볼넷 무실점의 쾌투로 팀을 승리로 이끈 덕수고 양창섭에게 돌아갔다.
사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용마고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용마고는 15일 결승에 선착해 덕수고를 기다리고 있었고, 덕수고는 16일 동산고와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결승행 티켓을 따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덕수고 4번타자 강준혁이 준결승에서 급소에 투구를 맞은 뒤 수술대에 오르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강준혁의 부상은 뼈아팠지만 선수들에게는 반드시 이겨야할 이유가 됐다. 모자에 강준혁의 등번호인 22번을 쓰고 하나로 똘똘 뭉쳤다. 특히 장점인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밀한 야구를 펼쳤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분석을 많이 했지만 고교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누가 더 실책을 덜 하느냐 아니겠느냐. 선수들이 떨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덕수고는 상대 실책에 힘입어 선취점을 뽑았다. 용마고 이정현이 4회초 무사 1·2루서 덕수고 오혁진의 번트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악송구한 틈을 타 2루주자가 홈을 밟은 것이다. 이뿐 아니다. 이어진 무사 2·3루 찬스에서 스퀴즈번트로 1점 더 달아났고,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서도 또 한 번의 스퀴즈번트로 쐐기점을 뽑았다. 이어 2사 2·3루에서 오혁진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용마고는 0-4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서 나종덕의 땅볼 타점과 2사 1·3루서 터진 이성규의 적시타로 2점차까지 턱밑 추격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