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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는 ‘투구수 제한’ 확대의 시금석?
입력 2017-05-08 05:30:00

동아닷컴DB


지난해 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수장으로 당선된 김응용(76)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학생야구 ‘투구수 제한’을 내세웠다. 고교무대에서 매번 불거지는 혹사 논란과 프로 신인선수들의 입단 전후 어깨·팔꿈치 수술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나온 대책이었다.

물론 현재 아마추어야구에서 투구수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고교야구의 경우 주말리그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투수는 한 경기 13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없다. 130구를 기록하는 순간 투수는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하고, 이후 이틀을 강제적으로 쉬어야한다. 그러나 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129구를 던진 투수는 제한조치를 피할 수 있어 여러 팀에서 이를 악용하고 있다. 여기에 주말리그의 경우 게임이 보통 주 1회이기 때문에 이 같은 조항은 의미가 없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KBO와 협회 관계자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이들이 1차적으로 내세운 투구수 제한 확대 시점은 2018년. 착실하게 준비를 마쳐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비록 올 시즌 도입은 물 건너갔지만, 확대를 위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현재 목동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변화의 시금석과 같다. 김 회장 취임과 함께 새로 짜인 협회 실무진은 이번 대회부터 한데 모여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귀에 담고 있다. TF팀에 합류한 신현석 경기운영본부장은 해당 논의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말을 아끼면서도 “이번 황금사자기를 통해 130구 제한은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대회 초반부터 여러 투수들이 120구 남짓을 던진 뒤 내려가 조항을 피해가고 있다”면서 “최근에도 TF팀이 모여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이르면 이달 말에 공청회를 열어 투구수 제한을 놓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야구인들도 목소리를 냈다. 한 고교팀 감독은 “현장에서도 투구수 제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어차피 모든 팀들이 동일한 조건을 부여받는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고교야구는 물론 리틀 및 중학야구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목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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