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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의 야구學] “국제경쟁력 강화, 포수 기피현상 해결부터”
입력 2017-05-12 05:30:00

11일 조범현 전 kt 감독(왼쪽)이 제71회 황금사자기가 한창인 목동구장을 찾았다. 지난달 재능기부로 인연을 맺은 경북고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직접 지도했던 3학년 포수 배현호와 만나 원포인트 레슨을 아끼지 않았다. 목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조범현의 야구學’ 4번째 주제는 한국야구의 뿌리와도 같은 학생야구 이야기다. 조범현 전 kt 감독은 올 초부터 전국 각지 중·고교 야구부를 찾아 자신의 노하우와 지도법을 전수했다.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인연을 맺었던 경북고 야구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11일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인 목동구장을 찾았다.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선수들과 나눈 웃음꽃도 잠시. 피부로 직접 느낀 학생야구의 문제점을 하나둘 짚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유망주들의 포수 기피현상부터 지도자 부족 문제 등에 대해 야구기자 2년차 고봉준 기자가 묻고, 조범현 전 감독이 답했다.


Q : 오늘 16강전을 치르는 경북고와 올해 초 인연을 맺었다고 들었습니다.

A : 지난달 대구에 있는 경복중으로부터 포수진을 지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잠시 내려간 일이 있었습니다. 재능기부 차원도 있고, 현장에서 직접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그런데 제가 내려간다는 소식을 들은 경북고 박상길 감독이 연락을 취해와 함께 지도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3일 정도 대구에 머물면서 중고생 포수들을 가르쳤습니다. 일정이 길지 않은 터라 기본적인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포수는 일단 자신의 위치에서 일어나는 일에 충실해야합니다. 캐칭과 블로킹, 스로잉. 이 3단계를 할 줄 알아야 좋은 포수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이 부분을 숙지시키는데 시간을 쏟았습니다.


Q : 대구 외에도 부산 등을 돌아다니며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셨는데요. 느끼신 점이 많았을 듯합니다. 공교롭게도 그때 지도했던 경북고 3학년 배현호 포수가 오늘 4번타자로 나와 맹활약(4타수 2안타 1타점) 했네요.

A : 선수들이 참 열심히 따라와 줬습니다. 저는 그저 한 명의 야구인으로서 도움을 주기 위해 지방을 돌아다녔습니다. 현장에서 살펴보니 소질 있는 선수도 많고, 열심히 하려는 선수도 참 많더군요. 앞으로 한국야구를 짊어질 유망주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배)현호도 그중 한 명입니다. 체격조건(178㎝·82㎏)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도 가르치면서 재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스로잉부터 블로킹까지 손볼 곳이 많았는데, 오늘 보니 다른 선수가 돼있네요. 뿌듯합니다.(웃음) 오늘도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호 같은 선수를 볼 때면 늘 아쉬움이 들어요. 조금 더 함께 있으면 더 많이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요새도 광주나 다른 지방에서 방문해달라는 연락이 와서 일정을 맞춰보고 있습니다.


Q : 오늘 찾은 황금사자기에 얽힌 추억도 있을 듯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 전인 1977년 충암고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한 기록도 있습니다.

A : 벌써 40년이 됐나요. 그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 신일고와 8강전에서 우리 팀 에이스 기세봉이 9회말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2-0으로 앞선 상황이라 당연히 이길 줄 알고 있었죠. 그런데 양승호와 박종훈에게 안타를 내주더니 김남수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맞고 졌습니다. 당시 얼마나 충격이 컸던지…. 다들 울며불며 난리도 아니었죠. 그렇게 훈련을 좋아하시던 김성근 감독님도 위로 차원에서 우리들을 극장과 중국집으로 데려다 주시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그래도 당시 충격패가 약이 되어서 바로 이어 열린 봉황대기에서 우리가 광주일고, 광주상고(현 광주진흥고) 같은 강호들을 꺾고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황금사자기 트라우마가 의지를 다져준 셈이죠.

조범현 전 kt 감독은 학교 야구부에서 포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일반 야수와 투수에 비해 출신 선수들이 많지 않으니 지도자 풀 자체가 넓지 않은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학생 선수들에게 포수 지도를 하고 있는 조 전 감독. 스포츠동아 DB



Q : 다시 학생야구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학생선수들의 포수 기피현상이 문제로 불거졌습니다.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신 분위기는 어떤 모습입니까.

A : 저도 그러한 이야기를 남들의 입을 통해 전해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실제로 이와 같은 현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프로 지명에서 투수들이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1차지명을 비롯해 아무래도 투수들이 더 높은 순위에서 이름이 불리다 보니 학부모 입장에선 자식을 포수보단 투수로 키우려고 하죠. 부상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포수를 기피한다는 이야기죠. 또한 포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힘들다는 인식이 학부모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자리 잡고 있어 선뜻 마스크를 쓰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포수 출신 야구인으로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포수 기피현상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 다행입니다.


Q : 포수 출신 지도자가 많지 않다는 어려움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A : 학교 야구부에서 포수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많지 않다는 현실이 가장 뼈아픕니다. 일반 야수와 투수에 비해 출신 선수들이 많지 않으니 지도자 풀(pool) 자체가 넓지 않습니다. 이번에 지방을 오가면서 이러한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당장 포수 출신 코치들을 각 지역에 파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결국 비시즌 같은 기간을 이용해 학교 코칭스태프가 프로 배터리코치와 만나면서 노하우를 전수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지도법을 받아들이면 결국엔 이들이 가르치는 선수들이 큰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장에서도 이런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어린 선수들을 위한다는 일념이 중요할 듯합니다.


Q : 포수 기피현상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에도 크나큰 약점이 될 듯 한데요.

A : 맞습니다. 프로팀은 물론 국가대표 역시 좋은 포수가 있어야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영리한 포수가 있으면 감독이 게임 운영을 더욱 편안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선수로서도 포수 경험은 유용합니다. 굳이 한 선수가 포수로 프로에 가지 않더라도 마스크를 써본 경험은 야수·투수로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외야수로 전향해 성공한 최형우(KIA)와 박병호(미네소타), 강정호(피츠버그)는 물론 투수 김재윤(kt)까지. 포수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선수들은 어디에서든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장에서 하는 말로 ‘(운영의) 묘’를 활용할 수 있죠. 그런데 최근 포수 기피현상 때문인지 과거 진갑용이나 홍성흔처럼 프로 입단 직후 자리를 꿰차는 대형신인을 볼 수 없습니다. KBO리그를 비롯해 국제무대 경쟁력마저 걱정되는 현실입니다. 당장은 강민호(롯데)나 양의지(두산)가 있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포수 출신 지도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는 저 역시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하겠지만, 이는 야구계 전체가 고민해야할 문제임엔 틀림없습니다.

정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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