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가 통산 여섯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이자 22년 만에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시상식을 마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가운데 뒤쪽에 있던 선수들이 정윤진 감독(위)을 헹가래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교야구 전국 최강은 덕수고였다. 덕수고는 15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지난해 우승을 놓고 겨뤘던 마산용마고를 7-3으로 꺾고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덕수고는 1994, 1995, 2004, 2013, 2016년에 이어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랐다. 준우승만 3번(1964, 2014, 2016년)에 그쳤던 마산용마고는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쓴잔을 마셨다.
대회 직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며 결승까지 무난하게 올라온 양교의 승부는 실책에서 갈렸다. 양교는 전국 고교 팀 중 공수의 짜임새와 기본기가 가장 잘 갖춰진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결승전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려는 마산용마고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더 커 보였다.
마산용마고는 실책으로 번번이 점수를 내줬다. 2회말 무사 2루에서 덕수고 전이준(3학년)의 3루 땅볼을 잡은 마산용마고 수비수의 악송구가 선취점의 빌미를 줬다. 덕수고는 김민기(3학년)의 내야 안타로 귀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0-1로 뒤진 4회말에도 마산용마고의 연이은 실책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수비 실책과 희생 번트로 내준 1사 2루에서 투수가 던진 바운드된 공을 포수가 놓쳐 주자를 쉽게 3루로 보냈다. 이어 덕수고 9번 김동욱(3학년)의 중전 안타로 한 점을 더 내줬다.
이어 1사 1루에서도 포수의 포구 실수로 주자를 2루로 보낸 뒤 김민기(3학년)의 평범한 내야 플라이 타구를 잡지 못해 다시 위기를 맞았다. 흔들린 마산용마고의 에이스 이승헌(3학년)은 다음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이인혁(3학년)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더 허용했다.
덕수고는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마산용마고의 내야진을 기민한 작전으로 흔들었다. 윤영수(3학년)의 투수 앞 번트를 이승헌이 1루로 던져 아웃시키는 사이 3루 주자에 이어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이어 또다시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다. 4회에만 5점을 얻어 6-1로 점수 차를 벌린 덕수고는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덕수고는 5회말에도 상대 포수의 번트 처리 실수와 투수 폭투로 한 점을 추가했다.
마산용마고는 5회초 유진성(3학년)의 2타점 2루타, 6회초 이상혁(3학년)의 희생 플라이로 3-7까지 추격했지만 구원으로 투입된 덕수고 에이스 양창섭(3학년)을 공략하지 못했다. 양창섭은 5회초 구원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을 삼진 7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막고 지난해에 이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사소한 것 같지만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운 결승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