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부산고를 상대로 ‘다윗’ 제주고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2학년 투수 김진섭(사진)이었다. 김진섭은 22일 황금사자기 대회 2회전에서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부산고의 ‘불꽃 타선’을 잠재웠다.
김진섭은 팀이 1-4로 밀리던 4회에 등판했다. 3점 차로 뒤지고 있는 경기에 등판한 2학년 투수로선 어깨가 무거울 법도 했다. 하지만 오른손 사이드암 김진섭은 볼 끝의 변화가 심한 직구와 낮게 깔리는 변화구로 부산고 타자들을 하나하나 잡아 나갔다. 주자를 내보낸 뒤에는 변화구 비율을 높여 범타를 유도했다. 3회까지 5안타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를 굳히는 듯했던 부산고 타자들은 자신 있게 휘두른 스윙이 번번이 땅볼과 뜬공으로 이어지자 아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를 보던 최무영 삼성 스카우트 팀장은 “저렇게 낮게 제구 되는 공은 고교리그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며 감탄했다.
김진섭은 “어려운 상황에 올라가서 다소 긴장을 했다. 점수를 주더라도 자신 있게 승부하자고 생각하며 던졌다”고 말했다. 사실 김진섭은 주말리그 전반기에는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하며 실전에 가까운 연습 피칭으로 흔들리는 제구를 잡았다. 그의 다음 목표는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김진섭은 “삼성 사이드암 심창민 선수가 우상이다. 그처럼 시속 140km대 후반의 파워풀한 공을 던지고 싶다”며 웃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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