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명문 경남고가 통산 7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경남고는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던 북일고를 6-3으로 꺾었다. 1947∼1949년 대회(당시 경남중) 3연속 우승을 포함해 이 대회에서 6번 우승한 경남고는 1974년 이후 48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꾼다. 현재 신일고(8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공동 2위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릴 만큼 주목받았다. 북일고는 올해 첫 전국대회인 신세계 이마트배(옛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에서 우승했고, 경남고는 주말리그, 황금사자기 등에서 9연승 행진 중이었다.
1회말 2사 2루에서 나온 4번 타자 김범석(18)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경남고는 이후 2회, 4회, 7회말 북일고의 실책이 나올 때마다 착실하게 추가점을 뽑았다. 4회말에는 1사 후 2루 주자 조세익(17)의 3루 도루 과정에서 북일고 포수 이승현(17)의 송구가 3루수 머리를 넘기면서 홈을 밟았다. 경남고는 8회초 수비 때 1, 2루 위기에서 중견수 김정민(18)이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로 북일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경남고도 위기가 있었다. 9회초 무사 1, 3루 상황에서 유격수 송구 실책이 나와 1실점 하며 6-3, 무사 2, 3루의 위기에 몰렸다. 경남고 에이스 신영우(18)는 흔들리지 않고 8, 9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회 규정상 제한 투구 수(75개)를 모두 채우고 3일 뒤 결승전 등판을 위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9회초 2사 2, 3루 2스트라이크 3볼에서 등판한 경남고 나윤호(18)는 상대 타자를 공 하나로 땅볼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전광열 경남고 감독은 “우승도 우승이지만 선수들이 눈앞의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에서 6회 우승한 광주일고와 5회 우승의 선린인터넷고가 맞붙은 8강전에서는 선린인터넷고가 4-3으로 이겼다. 3학년 투수 황진석, 오상원(이상 18) 둘이서 9이닝을 3점으로 막았다. 28일 준결승에서는 마산고-청담고, 경남고-선린인터넷고가 맞붙는다.
오늘의 황금사자기(4강전)
▽목동야구장
마산고(1루) 10시 청담고(3루)
경남고(1루) 12시 30분 선린인터넷고(3루)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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