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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기는 빠른 발과 수비” 김호령 꿈꾸는 충암고 중견수 이충헌 [황금사자기 스타]
입력 2023-05-15 14:47:00

충암고 이충헌. 목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빠른 발과 수비가 강점이고, 중견수로서 수비범위도 넓다.”

충암고 3학년 이충헌(18)은 키 180㎝, 몸무게 80㎏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외야수다. 팀의 중심타자이자 외야수비의 중심인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2일째 경남고와 1회전은 이충헌이 잠재력을 마음껏 뽐낸 한판이었다.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의 8-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이충헌은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2·3루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타점을 올린 뒤 3-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2루선 좌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리는 1타점 2루타를 날린 뒤 3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7-0으로 앞선 7회초 1사 1·2루서도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빼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경기 후 그는 “1회전부터 지난해 우승팀을 만났는데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충헌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그저 재미있어서”였지만, 프로야구 최정상급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 김호령(31)의 플레이에 매료된 뒤로는 방향성이 확고해졌다. “김호령 선수가 수비를 하는 모습이 멋지다. 나도 빠른 발과 수비가 강점이다. 중견수로서 수비범위도 넓다”고 어필한 이충헌은 “프로무대에서도 빠른 발과 수비는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내 양옆으로 날아오는 뜬공은 웬만하면 거의 다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남고와 충암고의 경기에서 4회초 무사 2루 충암고 박채울의 타석 때 2루주자 이충헌이 3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목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타격 재능도 뛰어나다. 이미 올해 주말리그 6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 5타점, 4도루, 출루율 0.517을 기록했다. 3루타 2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발도 빠르다. 이날도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고, 몸쪽 공을 가볍게 받아쳐 주자를 진루시켰다. 수비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타격도 나쁘지 않다”며 활짝 웃은 그는 “빠른 공을 잘 치는 게 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충암고는 1990, 2009, 2011년 등 3차례 황금사자기를 품은 전통의 강호다. 올해도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할 참이다. 올해 3학년인 그는 “지금 이 순간,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하며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며 “이번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고, 계속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최다안타상도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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