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타자 백재현(19)이 비봉고에 창단 후 첫 황금사자기 승리를 안겼다. 비봉고는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백재현의 끝내기 홈런으로 대전제일고에 11-10 승리를 거뒀다.
비봉고 3번 타자 백재현(53번)이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대전제일고와 대결한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10-10 동점이던 9회말 끝내기 1점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년 창단 후 황금사자기 첫
승리를 수확한 비봉고 선수들은 백재현에게 달려가 물을 뿌리며 함께 기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10-10 동점이던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백재현은 대전제일고 김현준(16)이 다섯 번째 공으로 던진 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4시간 5분에 걸친 승부를 끝냈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한 백재현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쳐봤다”면서 “빠른 공 하나만 노리고 들어갔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투·타구 추적 시스템 ‘트랙맨 베이스볼’에 따르면 백재현의 홈런 타구는 시속 161.8㎞로 124.2m를 날아갔다.
백재현은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홈에 들어온 뒤 이날 생일을 맞은 전경일 비봉고 감독(43)에게 90도로 ‘폴더 인사’를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 감독은 “어제 선수들이 (승리로) ‘생일 선물을 주겠다’고 하더라. 접전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계속 선수들 말을 믿었다”면서 “대회 첫 경기라 오늘은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음 경기부터는 진짜 비봉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18년 창단한 비봉고는 이번 시즌 주말리그 경기권B에서 6전 전승을 거두는 등 ‘신흥 강호’로 평가받는 팀이지만 황금사자기에서는 3패만 기록하고 있었다.
2017년 창단한 대전제일고 역시 대전·충청권 1위로 황금사자기 출전권을 따낸 신흥 강호다. 2년 만에 황금사자기 무대를 찾은 대전제일고는 이날도 대회 첫 승 신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3번 타자 구찬회(17)는 3루타를 포함해 6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황금사자기에 처음 출전한 진영고가 상우고에 6-3으로 승리하며 역시 창단(2016년) 이후 이 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임선동 감독(50)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진영고는 이 승리로 황금사자기가 주말리그 왕중왕전으로 바뀐 2011년 이후 이 대회에서 1승이라도 기록한 70번째 팀이 됐다. 반면 임 감독의 연세대 1년 선배인 문동환 감독(51)이 이끄는 상우고는 2018년 첫 승 이후 이 대회 5연패에 빠졌다.
경기권C 1위(6전 전승) 팀 경기항공고는 이날 신월야구장에서 대전고에 7-6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경기항공고는 9회말 2사 이후 볼넷, 안타,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기회를 만든 뒤 1학년 2번 타자 김다민(16)이 좌전 안타를 치면서 광명공고 시절부터 이어온 황금사자기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광명공고는 2019년 학교 이름을 경기항공고로 바꿨다.
세광고는 3학년 유격수 박지환(18)의 활약을 앞세워 충훈고를 4-2로 따돌리며 2회전에 합류했다. 부산고는 물금고를 9-2(7회 콜드)로, 성남고는 소래고를 12-5(8회 콜드)로 각각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