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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의 기적’ 상동고, 황금사자기 첫승 일냈다
입력 2024-05-18 01:40:00


강원 영월군 폐광촌에 있는 상동고는 지난해 폐교 위기에 처했다. 전교생이 3명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3명 모두 3학년이라 이들이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문을 닫게 될 운명이었다.

상동고는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새로 태어났다. 프로야구 한화에서 11년간 선수 생활을 한 백재호 감독이 신일고 시절 은사인 양승호 전 롯데 감독(상동고 단장)의 추천으로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를 따라 전국 각지에서 1학년생 14명이 전학을 왔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최동원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지난해 10월 상동고에 ‘불굴의 영웅상’을 수여했다. 최동원이 그랬던 것처럼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는 신입생 15명이 입학했다. 이들 중 몇몇이 전학을 가 현재는 2학년 13명, 1학년 12명 등 25명이 남아 있다. 전교생 25명이 모두 야구부원이기에 수업도 같이 듣고, 운동도 같이 한다.

‘폐광촌의 기적’을 쓰고 있는 상동고는 황금사자기에서 또 하나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상동고는 17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EPBC를 7-3으로 꺾었다. 상동고가 고교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승리를 거둔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백 감독은 “최명서 군수님부터 지역 어르신들까지 물심양면으로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식당을 가도 손주들 밥 먹이는 할머니처럼 신경 써주신다”며 “우리 아이들도 인사를 잘한다. 어르신들이 동네에 활기가 돈다며 너무 좋아해주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전국 곳곳에서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 처음엔 조직력을 갖추기 힘들었다. 주말리그 첫 경기에선 강릉고에 (2-16) 콜드게임으로 패했다”며 “하지만 선수들의 기본기가 갖춰지고 수비가 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나로 뭉쳐 이번 대회 16강 진출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상동고는 경기고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20일 맞대결을 벌인다. 경기고는 이어 열린 경기에서 마산용마고를 6-4로 이겼다. 경기고가 황금사자기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상동고전을 포함해 6전 전승으로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강원권 우승을 차지한 강릉고는 목동야구장에서 광주동성고를 3-1로 물리치고 5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2회전에 올랐다. 강릉고는 2021년에 이어 황금사자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021년 대회 결승에서 강릉고에 패했던 대구고는 황금사자기에 처음 출전한 분당BC에 20-0,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대구고는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황금사자기에서만 우승 기록이 없다. 서울컨벤션고도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상우고를 5-0으로 완파했다. 2022년 대회 4강 팀 마산고는 순천효천고BC의 추격을 3-2로 뿌리치고 2회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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