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전체뉴스 출전학교 대진표 경기규정
“한국의 오타니” 김성준, 미국행 앞둔 마지막 황금사자기[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2025-05-13 17:08:00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16강전 광주일고 vs 경북고 경기에서 1회초 3번 타자로 나선 김성준이 2루타를 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16강전 광주일고 vs 경북고 경기에서 1회초 3번 타자로 나선 김성준이 2루타 를 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이 열린 5월 13일 목동야구장. 이날 그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셔터를 받은 선수는 단연 김성준(18·광주제일고)이었다.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은 경기 전부터 그를 좇았고, 관중의 기대는 묵직하게 그에게 실려 있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한국의 오타니’라 불리며 투타 겸업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김성준이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130만 달러(약 18억 원)의 계약을 사실상 확정지은 직후, 처음으로 나서는 공식 경기였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흐름은 김성준의 스타성과 비례했다. 3번 타자이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고, 후속타에 이어 홈을 밟으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1회초 2루타를 친 김성준이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경기 초반만 놓고 보면 영화 같은 시나리오였다. 김성준은 2회까지 4-0으로 앞선 팀 분위기를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회초 타석에 들어선 김성준이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황금사자기 광주일고 김성준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광주일고 vs 경북고. 광주일고 김성준이 수비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광주일고 vs 경북고. 광주일고 김성준이 1회말 경북고 최우준의 뜬공을 잡아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광주일고 김성준이 4회말 등판해 경북고를 상대로 피칭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광주일고 vs 경북고. 광주일고 김성준 선수의 피칭 모습.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광주제일고의 흐름은 3회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북고가 집중력을 높이며 점수 차를 서서히 좁혔다. 4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광주제일고는 김성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마운드 위 김성준은 시속 153km의 강속구를 뿌리며 투지로 응수했지만,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5회말 대량 실점 후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김성준 선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유격수의 실책이 겹치고, 희생플라이로 점수가 추가되면서 4-3,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5회말, 드라마의 전환점이자 김성준의 고교 마지막 등판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김성준은 이닝 중 5안타와 볼넷 하나를 허용하며 무려 6실점. 특히 2사 2루에서 경북고 이승빈에게 맞은 쐐기 2점 홈런은 뼈아팠다. 결국 김성준은 마운드를 내려가 다시 2루수로 돌아갔지만, 그 표정은 흔들림 없는 담담함 속에 복잡한 감정이 얹혀 있었다. 경기 뒤 그는 인터뷰 없이 조용히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는 경북고의 11-4, 7회 콜드게임 승리로 끝났다.

황금사자기 광주일고 김성준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광주일고 vs 경북고. 타석에 선 김성준 선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하지만 이날의 패자는 결코 조연이 아니었다. 김성준은 경기를 통해 여전히 자신이 ‘이름값’을 지닌 선수임을 증명했다. 마운드에서는 결과가 아쉬웠지만, 타석에서의 집중력과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MLB 팀이 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는지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김성준은 15일 미국으로 출국해 18일 텍사스와의 정식 계약을 앞두고 있다.

185cm, 83kg의 체격에 최고 구속 시속 154km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김성준은 고교 시즌 동안 마운드에서 2승 1패 평균자책 1.13, 타석에서는 타율 0.333에 1홈런 8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다 강한 멘탈과 기본기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MLB에서도 투타 겸업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미국 구단들이 ‘한국의 오타니’라며 주목한 이유는 단순한 수치 너머에 있다. 김성준은 경기 전후로 자신이 흘린 땀과 주변을 돌아보는 태도까지도 ‘프로’의 품격으로 보여주었다. 평소에도 팀 훈련이 끝난 뒤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서, 자신이 닮고자 하는 오타니의 진짜 모습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안타를 친 후 2루에서 환호하는 김성준 선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광주일고 vs 경북고. 광주일고 김성준 선수가 미국에 진출하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투타 모두에서 지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오늘의 패배는 김성준에게 내일을 위한 불씨가 될 것이다. 목동야구장에서 그의 마지막 황금사자기는 끝났지만, 그의 야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사진 속 그가 하늘을 바라보던 모습처럼, 김성준의 시선은 이미 더 넓은 무대, 더 치열한 도전을 향해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오늘의 황금사자기/5월 17일]제물포고 外 2018.05.17
03:00:00

제물포고(1루) 12시 30분 울산공고(3루) 광주동성고(1루) 15시 30분 북일고(3루) 안산공고(1루) 18시…

주말리그의 별들 “전국구 ‘왕별’도 내 차지” 2018.05.17
03:00:00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우천으로 전 경기가 순연됐다. 이에 따라 16강전까지 잡혀 …

‘좌희섭’VS‘우치용’이 수놓았던 황금사자기 2018.05.16
05:30:00

황금사자기는 1947년 제1회 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야구 역사상 단일 언론사가 주최하는 대회 중 가장 긴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그동안 수많은 야구스타…

전경기 야구협회 홈피-유튜브 생중계… 주요경기 IB스포츠 … 2018.05.16
03:00:00

16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은 전 경기를 실시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협…

“아버지, 우월한 ‘야구 유전자’ 감사합니다” 2018.05.16
03:00:00

지난달 21일 고교야구 주말리그 광주동성고-광주일고 경기. 동성고 에이스…

16일 개막, 황금사자기를 품을 고교 최강은? 2018.05.15
05:30:00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16일부터 28일까지 목동구장에서 개최된다. 황금사자기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덕수고의 대회 3연패가…

우승후보 두 팀이 1회전서… 북일-광주동성 “왜 너희냐” 2018.05.15
03:00:00

“결승전에서 붙어도 될 만한 팀들이 1회전부터 만났네요.”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

‘황금사자’는 알아봤다, KBO의 미래… 고교때부터 소문난… 2018.05.14
03:00:00

4일 잠실구장에서는 이색 마운드 맞대결이 펼쳐졌다. 프로야구 LG 선발투수는 김대현(21)이었다. 두산은 선발 유희관의 조기 강판 이후 3회부터 이영하(21)가…

150km 사이드암… 150km 1학년… “당장 프로 주전… 2018.05.11
03:00:00

올해로 72회를 맞은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의 개막(16일 서울 목동구장)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첫 전국대회인 만큼 10개…

[베이스볼 피플] ‘무명선수’가 ‘우승 청부사’ 되기까지,… 2017.05.17
05:30:00

그야말로 ‘덕수고의 시대’다. 전반기 왕중왕을 가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덕수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며 덕수고는 대회 2연패와 함께 최근 5년 …

‘풀뿌리 야구’ 돌봐온 NC, 커가는 열매 2017.05.17
03:00:00

또다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2년 연속 정상 바로 앞에서 멈춰야 했다. 마산용마고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양창섭, 145km 강속구 무기로 5경기 전승 2017.05.16
03:00:00

시속 145km에 달하는 위력적인 빠른 공은 1년 전 그대로였다. 결정구로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는 노련함까지 더했다. 덕수고 에이스 양창섭(3학년·사진)…

정윤진 감독 “공공의 적 부담 컸는데… 선수들에 감사” 2017.05.16
03:00:00

3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트로피를 되찾았던 지난해. 덕수고 정윤진 감독(사진)은 한 번도 아닌 “두 번 더”를 외쳤다. 12일 대구상원고와의 8강전 승리(4-0…

결승 리턴매치… 덕수고, 2년연속 정상 포효 2017.05.16
03:00:00

고교야구 전국 최강은 덕수고였다. 덕수고는 15일 목동야구장에서 벌어진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소…

덕수고 황금사자기 야구 2연패 ‘환호’ 2017.05.16
03:00:00

덕수고 투수 양창섭(오른쪽)과 포수 윤영수가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마산용마고를 꺾고 2연패를 달성한 뒤 기뻐하고 …

올해 19전승 ‘적수 없는’ 덕…
이변은 없었다. ‘무적함대’ 덕수고가 황금사…
덕수고 박준순 MVP… 0.63…
덕수고 3학년 내야수 박준순(18)의 활약은…
황사기 4회 등 ‘4대 메이저’…
“우승하면 그날 딱 하루만 좋아요. 지금도 …
‘압도적 전력’ 덕수고, 대구상…
덕수고가 대구상원고를 제압하고 7년 만에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