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와 의리 지킨 KT 손동현 “후배들 대단해. 프로 가서도 의생의사 정신 잊지 않길” [황금사자기]
입력ㅣ2025-05-19 17:29:02
성남고 출신의 KT 손동현이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성남고와 유신고의 결승전 현장을 찾았다. 목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프로에 가서도, 대학에 가서도 ‘의생의사’(義生義死)의 정신 잊지 않고 지냈으면 좋겠어!”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결승에서 유신고를 꺾고 왕좌에 오른 성남고의 대회 우승은 1970년 이후 55년 만이었다. 경기 후 박혁 성남고 감독을 찾은 한 70대 동문이 “황금사자기 우승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오랜 염원을 이뤄줘 고맙네”라며 악수를 건넸을 정도로 이번 우승은 성남고의 오랜 염원이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많은 동문들이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목동구장을 찾았다. 그 중에는 KT 위즈의 필승조 손동현(24)도 있었다. 경기 후 스포츠동아와 만난 손동현은 “후배들이 정말 대단하다”며 “황금사자기 우승은 무척 오래 전의 일로 기억하는데, 우리 후배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기간 유신고 출신의 (소)형준이, (박)영현이와 서로 ‘우리 학교가 이길 것’이라며 재미있게 지켜보기도 했는데, 우리 후배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줘 좋다”고 덧붙였다.
손동현은 정규시즌으로 바쁜 와중에도 후배들을 잊지 않았다. 이날은 수원에서 유소년 야구 클리닉을 진행한 뒤 곧장 목동으로 향했다. 손동현은 성남고의 교훈인 ‘의(義)에 살고, 의에 죽자’를 되새겼다. 그는 “클리닉을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달려왔다. 우리 학교의 교훈이 괜히 ‘의생의사’인 게 아니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이날 손동현을 비롯한 성남고 야구부의 동문 선후배들도 적잖이 덕아웃을 찾아 박 감독과 선수들을 축하했다.
손동현은 후배들에게도 멋진 본보기다. 성남고의 많은 학부모, 후배들이 손동현의 방문에 큰 힘을 얻었다. 손동현은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준 우리 후배들이 대단하다. 나중에 프로선수가 되고,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오늘의 우승은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며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프로에 가서도, 대학에 가서도 ‘의생의사’의 정신을 잊지 않고 잘 지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