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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기다림 끝에… 성남고, 황금사자기 우승 갈증 풀었다
입력 2025-05-20 03:00:00



성남고 교가(김정호 작사·김순응 작곡)

동작에 우뚝 선 진리의 배움터
미래를 선도하는 성남학교 인재들
땀 흘려 정진하자 우리들의 미래를 향해
성남 성남 우리 모교 무궁 탄탄할지어다

성남고가 55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황금사자기에 입을 맞췄다.

성남고는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유신고에 10-4로 크게 승리하며 오랜 우승 갈증을 풀었다. 1953년 창단한 성남고가 황금사자기 정상에 오른 건 1964년과 1970년 이후 55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이날 결승전은 유신고의 창과 성남고의 방패 구도로 전망됐다. 유신고는 이날 전까지 팀 타율 0.394로 대회 참가팀 중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팀 타율 0.265의 성남고는 수비 집중력이 좋다는 평가였다.

성남고 선수들이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유신고를 10-4로 꺾고 우승한 뒤 박혁 감독을 헹가래 치며 기뻐하고 있다. 성남고는 1964년, 1970년에 이어 55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들어 올렸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방망이가 폭발한 쪽은 성남고였다. 성남고는 1회초에만 장단 7안타를 몰아치며 6득점했다. 선두 타자 김민석(19)의 안타와 상대 투수 폭투 등으로 만든 1사 3루에서 3번 타자 이진혁(18)이 좌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4번 이서준(18)이 중월 2루타, 5번 백서진(18)이 좌전 안타, 6번 김준서(18)가 좌월 2루타, 7번 안진표(18)가 중전 안타를 치는 등 5타자 연속 안타를 쏟아내며 유신고 마운드를 폭격했다. 유신고 선발 투수 이승원(17)은 9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잡아내지 못한 채 7피안타 1볼넷 6실점하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2회, 3회초에도 연이어 1점씩 추가한 성남고는 3회말 2사 유신고 전재민(18)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는 등 8-3까지 추격당했다.

그러나 6회초 팀의 주장이자 주전 포수 이서준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성남고는 10-4로 앞선 9회말 투수 봉승현(18)이 유신고 6번 타자 손동현(18)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55년 만의 우승을 확정했다.

성남고는 에이스 오훈택(18)이 17일 물금고와의 준결승에서 공 103개를 던지면서 이날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왼손 선발 투수 조윤호(18)가 5이닝 동안 공 103개로 5피안타 4볼넷 1몸에 맞는 공 5탈삼진 3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6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봉승현 역시 4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박혁 성남고 감독은 경기 후 선글라스로 눈물을 가리며 “(2021년 부임 후) 5년간 선배님들의 응원에 아무런 보답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로 감사 인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8강전과 준결승전 2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하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쳤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서울고 투수로 제68회 대회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남경호 성남고 코치는 대회 8강전부터 당시 우승 메달을 가져와 득점을 한 선수 목에 걸어주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성남고 재학생과 동문들은 우승 뒤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과 함께 교가를 부르며 55년 만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자축했다. SSG 투수 노경은(41) 등 성남고 출신 선수들과, 같은 재단의 성남중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이서준은 “55년 만의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 야구부 친구, 후배들과 성남고를 빛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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