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고 최성현이 마산고전 4-1로 앞선 3회말 1사만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싹쓸이 3루타를 치자 동료들이 덕아웃에서 환호하고
있다.
목동구장에 봄눈이 내렸어도 황금사자기를 향한 청춘들의 열정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제6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17일에도 열전을 이어갔다. 제주, 청원, 경북고가 각각 32강에 진출한 가운데 1회전 마지막 경기인 용마고-충암고전은 0-0 동점인 5회초 1사1루 상황에서 폭설로 서스펜디드게임(일시정지)으로 선언돼 18일 오전 9시 재개된다.
○제주, 개교 100주년 자축 콜드게임 승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은 제주고는 20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성남고를 13-6, 7회 콜드게임으로 깼다. 인천 동산고에서 전학온 1번 유격수 천상욱(3학년)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우투좌타인 천상욱은 4회 투수로도 등판해 1.1이닝 2안타 2탈삼진 1실점했다. 제주는 충훈고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청원, 김민수 완투로 마산 정벌
청원고 에이스 김민수는 마산고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39구를 던져 6안타 2볼넷 4실점(3자책)으로 9-4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구속 136km의 직구로 삼진 11개를 잡았다. 목동에서 만난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한참 다듬어야겠지만 키가 커서 공의 각이 좋다”고 평했다. 청원은 2-1로 앞선 3회 볼넷 4개와 안타 2개를 묶어 대거 5득점해 대세를 갈랐다. 청원은 제물포고와 만난다.
○‘임기영 완봉’ 경북, 역시 명문!
강정길 감독이 지휘하는 경북고는 배재고를 만난 1회전부터 투수력, 타력, 기동력, 수비력에 걸쳐 힘의 우위를 보여주며 5-0으로 완승했다. 2학년이지만 에이스를 맡고 있는 임기영은 9이닝 동안 3안타만 맞고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직구 구속은 120km대 중반이지만 사이드암답게 땅볼 유도능력이 돋보였다.
경북은 2회 공격에서 3루타 3개를 쳐내고도 주루 실수로 단 1점밖에 못 얻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배재도 선동현이 8.1이닝 5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탈락했다. 19년만의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경북은 세광고와 16강을 다툰다.
목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원대연 동아일보기자 yeon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