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겨우 살았네” 제65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첫 주말리그 왕중왕전의 8강이 가려졌다. 야탑고 장지환(왼쪽)이 29일 장충고와의 16강전에서 5회 투수 견제를 피해 1루로 돌아오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프로야구 팬들이 즐겨 쓰는 말 가운데 ‘내팀내’가 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의 줄임말로 시즌 중반 정도 되면 팀들이 자신의 전력에 걸맞은 순위를 찾아간다는 얘기다. 이것의 다른 버전이 바로 ‘올팀올’(올라갈 팀은 올라간다)이다.
제65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의 8강이 확정됐다. 제물포-충암, 야탑-부산, 유신-광주일, 덕수-신일고가 그 주인공이다. 야탑고는 30일 서스펜디드 경기로 열린 16강전에서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장충고를 8-4로 꺾고 8강행 막차를 탔다. 이날까지 대회를 지켜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반응은 “올라갈 팀이 올라갔다”였다.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주말리그를 통해 출전 팀을 가렸다. 전국 52개 팀을 8개의 권역으로 묶어 리그전을 치른 뒤 7개 팀이 속한 권역 4곳은 상위 4개 팀, 6개 팀이 속한 권역 4곳은 상위 3개 팀 등 28개 학교가 첫 왕중왕전 출전이라는 행운을 얻었다.
8강 진출에 성공한 팀 가운데 자신의 권역에서 우승한 학교는 6개교나 된다. 충암(서울권A), 덕수(서울권B), 부산(경상권A), 야탑(경기권), 제물포(강원&인천권), 광주일고(전라권)가 그렇다. 팀당 5, 6경기씩 치러 순위를 가렸기에 객관적인 전력이 고스란히 주말리그 순위로 연결됐고, 토너먼트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유신고는 유일하게 주말리그 권역 3위로 황금사자기에 턱걸이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을 만난 덕분에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변이 없지는 않았다. 우승 후보 ‘빅3’ 가운데 부산고만 8강에 오르고 대구고와 경남고가 초반에 탈락했다.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카우트들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던 대구고는 하필이면 1라운드에서 경남고와 만났고, 간신히 대구고를 꺾은 경남고는 16강전에서 충암고를 만나 역전패했다. 5전 전승으로 중부권 우승을 차지한 북일고는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했지만 ‘리틀 추신수’ 하주석이 버티고 있는 신일고에 승부치기 끝에 아쉽게 졌다. 한마디로 대진운이 나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