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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고에도 있다 ‘맞혀잡는 괴물’ 궁정홍
입력 2013-06-03 03:00:00

4강 하이파이브 2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 경기에서 마산고 강진호(왼쪽에서 두 번째)가 3회말 공격 때 김민수의 적시타로 득점한 뒤 박재석(왼쪽) 등 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창원=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궁정홍

그에게는 빠른 공이 없다. 그래도 또래 최고 선수들을 상대로 25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2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 경기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낸 마산고 왼손 투수 궁정홍(3학년) 이야기다.

마산고는 이날 경기에서 궁정홍의 완봉 역투를 바탕으로 인천고를 6-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마산고가 전국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건 1997년 이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이날 궁정홍의 가장 빠른 공은 시속 133km에 불과했다. 삼진도 1개뿐.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궁정홍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낸 인천고 타자는 1번 신민재와 4번 박한길(2개)뿐이었다. 궁정홍은 1회 톱타자 신민재한테 안타를 맞은 뒤부터 6회 2사에서 9번 타자 임태경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16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공은 느리지만 제구력이 뒷받침된 덕이었다. 궁정홍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은 슬로 커브가 잘 통했고 야수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궁정홍은 지난달 26일 16강 경기에서도 부산공고 타선을 8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신일고와의 1회전에서는 1회 한 점을 내줬지만 나머지 8이닝 동안에는 실점 없이 완투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마산고의 3승이 모두 궁정홍의 승리. 평균 자책은 0.35밖에 안 된다. 궁정홍은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공을 던지면 학교와 저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기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류승찬(2학년)이 3타점을 올리며 히어로가 됐다. 류승찬은 “수비에서 잘 풀린 게 공격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루수 류승찬은 2회 1사에서 하성진의 강습 타구를 낚아채는 등 여러 차례 호수비를 선보였다.

이어 열린 8강 경기에서는 광주 동성고가 9회말 1사 주자 1, 2루에서 터진 4번 타자 김태선의 끝내기 안타로 경북고를 6-5로 꺾었다.

창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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