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마산용마고와 유신고의 결승전에서 유신고가 10:4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MVP 유신고 투수 소형준. 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최우수선수(MVP)요? 정말 기대 안 했어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은 29일 유신고가 마산용마고를 10-4로 누르며 성료했다. 유신고는 1984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황금사자를 품에 안았다. 대회 MVP는 유신고 소형준(18)이었다. 소형준은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2.1이닝을 소화하며 1승무패, 평균자책점 0.73으로 활약했다. 아마야구 최고 투수라는 이유를 증명한 호투였다. 7월 1일 열리는 ‘2020 KBO 신인 1차지명’에서 KT 위즈 입단이 사실상 확정된 그는 대회 MVP로 대관식을 마쳤다.
30일 연락이 닿은 그는 “MVP 기대는 정말 없었다. 시상식 중에도 옆에 있던 (허)윤동이에게 ‘축하한다’고 했다. 당연히 윤동이가 받을 줄 알았다”고 밝혔다. 허윤동(18)은 대회 4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허윤동은 대회 승부처였던 광주일고와 4강전에서 6.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결승행 발판을 놨다. 우수투수상을 받은 허윤동은 MVP로 소형준이 호명되자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소형준은 “지난 겨울부터 전국대회 우승만 보고 준비했다. 우승 헹가래 장면을 정말 많이 상상했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매 경기 집중하느라 멋진 마무리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밝혔다.
호투 행진으로 MVP까지 받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소형준은 대회 직전부터 옆구리 담 증세를 겪었다. 첫 경기였던 신일고전에서도 3.1이닝 4실점(1자책)으로 고전했다. 이후 무실점 행진이 펼쳐졌지만 그는 “안 아픈 상태에서 던졌다면 더 완벽한 모습이었을 것 같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제 1차지명이 코앞이다. 하지만 소형준은 “1차지명보다 황금사자기 우승이 더 기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KT의 1차지명을 받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다. 하지만 남은 대회가 많다. 6일부터 청룡기가 시작된다. 첫 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분위기를 이어서 좋은 성적 내는 것만 신경 쓰겠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