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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 황금사자기 품으려 정신없이 치고 달렸다
입력 2021-06-15 03:00:00

1975년 창단 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은 강릉고 선수들이 최재호 감독을 헹가래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탄탄한 기본기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강릉고는 대구고를 13-4로 누르고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의 한을 풀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릉고 교가(모월천 작사·장일남 작곡)
대관령 장엄한 뫼 높이 솟았고 동해의 푸른 물결 굽어보는 곳
슬기론 새 역사의 창조자들이 배달의 정기받아 여기 모였네
진리 속의 우리 학교 영원하여라
빛날사 그 이름 강릉고등학교


‘재수생’ 강릉고가 기어이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강릉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고를 13-4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강릉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1975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강릉고는 지난해에도 이 대회 결승에 올라 김해고에 9회 3-1까지 앞서다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김해고에 3-4로 역전패하면서 땅을 쳤다.

승부는 1-1 동점이던 4회말에 갈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강릉고 3번 타자 김세민(18)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그 뒤 1사 2루에서 5번 타자 정승우(18)가 2루타를 치면서 강릉고가 2-1로 앞섰다. 6번 타자 차동영(19)의 3루타로 3-1이 됐고, 계속된 2사 1, 3루 찬스에서 9번 타자 허인재(18)가 싹쓸이 3루타를 치면서 5-1까지 달아났다. 여기서 상대 유격수 실책까지 나오면서 강릉고는 6-1로 4회말 공격을 끝냈다. 강릉고는 5회말에도 3점을 더해 9-1까지 점수 차를 벌려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강릉고는 고교야구 톱 레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최재호 감독(60)이 2016년 팀 지휘봉을 잡은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 감독은 2004년 덕수정보고(현 덕수고)를 황금사자기 정상으로 이끄는 등 일찌감치 고교야구의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최 감독에게 개인 통산 9번째 전국 대회 우승.

최 감독은 강릉고 부임 이후 ‘우수한 떡잎 수집’에 열을 올렸다. 전국을 돌면서 적극적으로 유망주 영입을 시도했다. 이날 결승 타점을 올린 정승우는 장안고에서, 추가점을 올린 차동영은 백송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쐐기 타점의 주인공 허인재는 인천 출신이다.


부임 이후 줄곧 숙소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한 최 감독은 “우리는 각 지역 명문고에서 먼저 우수 자원을 데려간 뒤 남은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늦게까지, 더 열심히 연습하며 팀워크를 키웠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함께하는 야구’가 성공을 거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부임 이듬해 숙소 앞에 실내 연습장을 만든 뒤 벽에다 ‘지재유경(志在有逕)’이라는 사자성어를 써 넣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의미다. ‘로(路)’가 이미 있던 길이라면 ‘경’은 새로 만든 길이라는 뜻이다. 강릉고는 그렇게 모두가 뜻을 모아 그동안 막혀 있던 정상 가는 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개인상 수상자
△최우수선수상: 최지민(강릉고)
△우수투수상: 최지민(강릉고)
△감투상: 김정운(대구고)
△수훈상: 정승우(강릉고)
△타격상: 차동영(타율 0.550·강릉고)
△최다타점상: 신동준(10타점·서울컨벤션고)
△최다안타상: 차동영(11안타·강릉고)
△최다득점상: 조세진(7득점·서울고)
△최다홈런상: 조세진(1개·서울고)
△최다도루상: 조원빈(5개·서울컨벤션고)
△감독상: 최재호(강릉고 감독)
△지도상: 민성민(강릉고 부장)
△공로상: 최종선(강릉고 교장)


작년 밀어내기 준우승 악몽 딛고 승리투수로


MVP-우수투수상 강릉고 최지민

지난해 6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 당시 강릉고 2학년이던 왼손 투수 최지민(18·사진)은 김해고와의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9회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3-3으로 맞선 2사 만루 위기에서 그는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3-4로 역전당하는 모습을 마운드 위에서 지켜봐야 했다. 강릉고는 결국 뼈아픈 역전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 후로 1년.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구고와의 결승전에 3학년이 된 최지민이 다시 등판했다. 두 번 실패는 없었다. 4회초 2사 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지민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1몸에 맞는 공, 4탈삼진, 1실점하며 승리(13-4) 투수가 됐다. 8회초에는 무사 1, 2루에서 3루 땅볼로 삼중살을 유도하기도 했다. 9회초에는 2학년 투수 김백산(18)에게 마운드를 건네주고 좌익수로 들어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앞서 이번 대회 4경기 1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던 최지민은 이날 6회초 2사 1루에서 김규민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이번 대회 처음이자 유일한 자책점을 기록했다. 3승 평균자책점 0.43의 성적을 남기며 최우수선수(MVP)상과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대회 전 강릉고 1년 선배이자 롤 모델 김진욱(19·롯데)에게 “강릉고 에이스로서 자신감을 가지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그는 선배 김진욱도 이루지 못한 팀의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다. 최지민은 “지난해 준우승의 한을 풀어서 기쁘다. 선수들 모두 힘들게 왔는데 기쁜 마음으로 강릉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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