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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경기 끝에… 제주고, 6년 만의 황사기 승리
입력 2024-05-17 03:00:00

제주고 하지웅(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6일 부산공고와의 경기 7회초에 상대 팀 3루수 장재호의 몸을 날린 태그를 피해 홈으로 달리고 있다. 하지웅은 득점에 성공했다. 제주고가 13-6으로 이겼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제 안 내려가렵니다.”

박재현 제주고 감독은 ‘1박 2일’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했다. 제주고는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끝난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부산공고에 13-6 재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낮 12시 39분에 시작된 이 경기는 비 때문에 6-6 동점이던 5회말 중단됐다가 이날 오전 9시 51분부터 다시 열렸다.

제주고가 황금사자기에서 승리한 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승리는 2021년 제주고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에게는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기록한 첫 승이기도 하다. 제주고는 박 감독 부임 이후 메이저 대회 8연패에 빠져 있던 상태였다.

박 감독은 “메이저 대회에 나올 때마다 (승리할 확률이 낮아) 비행기표를 늘 당일 왕복으로 끊었다. 어제 비가 오는 바람에 처음 표를 미뤄봤다”면서 “제주도에는 다른 고교야구 팀이 없어 연습 경기를 못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실전을 거듭할수록 컨디션이 올라온다. 이제 서울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제주고는 19일 중앙고와 2회전을 치른다.

부산공고는 전날 3회말 공격 때 배재휘(3학년)가 만루홈런을 치면서 5-2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이후 1점을 추가하는 동안 11점을 내주면서 1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에 기록이 남아 있는 1995년 이후 황금사자기에서 만루홈런을 치고도 패한 학교는 부산공고가 처음이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비봉고가 휘문고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이 경기도 비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늦게 열렸다. 전경일 비봉고 감독은 “오늘이 생일이다. 지난해에도 생일날 황금사자기에서 이겼는데 올해도 생일 선물을 받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비봉고는 지난해 5월 16일 황금사자기에서 창단(2018년) 첫 승을 올린 뒤 16강까지 올랐다. 비봉고는 20일 서울디자인고를 상대로 2년 연속 16강에 도전한다.

서울 신월야구장에서는 경기항공고가 10회 승부치기 끝에 인창고를 6-5로 물리쳤다. 이 경기 역시 전날 비로 중단됐다가 이날 다시 열렸다. 클럽팀끼리 맞붙은 두 번째 경기에서는 거제BC가 천안CSBC를 5-1로 꺾었다. 권두조 감독이 이끄는 거제BC의 창단(2022년) 첫 메이저 대회 승리다.

이번 대회는 16강부터 모든 경기를 목동야구장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비로 일정이 밀리면서 신월야구장에서도 16강전을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결승전도 원래 예정대로 28일에 열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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