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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황금사자기 첫 여자선수… 그녀의 모자엔 “즐기자”
입력 2024-05-20 03:00:00

손가은(화성동탄BC)이 19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도개고와의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5회초 타석에 들어선 모습(왼쪽 사진). 손가은은 이 경기 3회말 교체 1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황금사자기 역사상 첫 여자 선수가 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모자 밖으로 빠져나온 긴 머리를 흩날리며 손가은(18·화성동탄BC)이 교체 1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1947년 전국중학지구별 초청 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황금사자기 78년 역사상 최초의 여자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손가은은 19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3회말 대수비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화성동탄BC가 도개고에 2-13,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나루고 3학년인 손가은의 황금사자기 출전은 이 한 경기로 끝나게 됐다. 2022년 창단한 화성동탄BC는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여 ‘취미로’ 야구를 하는 클럽 팀이다.

모자에 ‘즐기자’는 문구를 새긴 채 이 경기에 나선 손가은은 “여자 선수들이 (프로에 가서) 야구로 돈을 벌거나 대학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렇게 고교야구에서 뛰는 선수가 있다면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솔직히 (남자 선수들보다) 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같은 나이대 남자 선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손황영 씨(55)도 “야구를 잘해서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여자 선수라 관심을 받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어린 친구들이 가은이를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손가은은 경기 화성시 석우초교 재학 시절 티볼을 접하면서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됐다. 티볼은 투수가 공을 던지는 대신 골프처럼 티(tee) 위에 공을 올려 놓고 치는 간이 야구 경기다. 석우중 2학년 때 리틀야구에 입문한 손가은은 여자 선수 대부분이 그런 것처럼 고교 입학 후에는 여자 사회인 리그 팀 양구 블랙펄스로 향했다. 그러다 리틀야구팀 감독 추천으로 지난해부터 화성동탄BC에 합류했다. 손가은은 지난해 여자 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올해는 화성동탄BC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팀에 지원하지 않았다.

손가은은 화성동탄BC 합류 이후 정식 경기에서 8타석에 들어섰는데 아직 안타가 없다. 그래도 이날에는 고교야구 경기에서 처음으로 방망이에 공을 맞혔다. 타격 결과는 경기를 끝내는 유격수 앞 병살타였다. 손가은은 “그동안 파울도 못 쳤는데 오늘 공을 건드렸으니 다음에는 안타도 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졸업 전까지 무조건 안타는 하나 칠 거다. 또 그동안 우리 팀이 콜드 패만 당했는데 1승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로 범위를 넓히면 손가은은 역대 두 번째 여자 선수다.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안향미(43)가 1999년 대통령배에 출전하면서 1호 기록을 남겼다. 안향미도 고교야구 공식 경기에서 안타를 친 적은 없다.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회전에서는 중앙고가 제주고를 10-5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중앙고가 황금사자기 16강에 오른 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2021년 4강팀 유신고도 대전제일고를 7-1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했다. 전주고와 대구상원고도 이 대회 16강 팀에 이름을 올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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