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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대신 버려드릴게요!” 쓰레기 배출 대행업이 뜬다
입력 2024-02-03 09:28:00

“정말 이대로 넣으면 된다고?”

1월 23일 오후 7시쯤 기자가 커다란 비닐봉지에 떡볶이 국물이 뚝뚝 흐르는 플라스틱 배달 용기를 집어넣으면서 몇 번이고 떠올린 생각이다. 플라스틱 분리배출은 상식이 된 지 오래고, 배달 용기 안쪽에 밴 양념을 모두 지워야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다. 하지만 이날 이용한 폐기물 배출 대행 애플리케이션(앱) ‘커버링’은 “일반·음식물·재활용 쓰레기를 구분 없이 아무 봉지에나 담아 문 앞에 내놓으면 된다”고 했다.

편리한 대신 가격은 싸지 않아


폐기물 배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설거지를 안 한 배달 용기를 그대로 버려도 된다. [이슬아 기자]

커버링은 이용자의 쓰레기를 수거해 세척·분류한 뒤 대신 분리배출 해주는 서비스다.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가 직접 써본 커버링은 분리배출 부담을 덜어준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었다. 양념 묻은 배달 용기, 빨대 꽂힌 커피 컵, 세탁소 비닐, 택배 상자, 귤껍질 등 온갖 쓰레기를 따로 설거지하거나 구분해 버릴 필요가 없었고, 그러면서도 이것들을 전문가 손에 맡겨 환경에 해가 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이용도 편리했다.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아도 쓰레기 처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가 되기 전 문 앞에 쓰레기가 담긴 봉지를 꺼내놓고 수거를 기다리기만 하면 끝이었다. 여느 새벽배송 서비스처럼 밤사이(오후 10시~오전 6시) 기사들이 이용자의 집을 찾아와 쓰레기를 가져가는 것이다. 다만 지역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요일이 달랐다. 서울 은평구에선 매주 수·금·일요일에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기자의 쓰레기는 이튿날 오후 10시 10분쯤 수거됐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 아니었다. 쓰레기 8.91㎏을 버리는 데 든 비용은 1만5100원. 기본요금 2500원에 100g당 140원이라는 무게 추가 요금이 더해진 금액이다. 수거 요일이 제한된 지역은 10% 할인을 진행 중인데, 이를 적용해도 1만3590원이었다. 서울 기준 50ℓ 일반 쓰레기 종량제봉투 10장이 1만25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싸다고 할 순 없는 가격이다. 하지만 쓰레기 버리는 수고와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서일까. 앱에 도착한 이용 명세서의 ‘결제하기’ 버튼을 흔쾌히 눌렀다.

폐기물 배출 대행 스타트업 ‘커버링’에 쓰레기 8.91㎏을 버리고 낸 요금. [이슬아 기자]



날개 단 연매출… 2~4배 증가


최근 커버링을 비롯해 ‘어글리랩(오늘수거)’ ‘같다(빼기)’ 등 폐기물 배출 대행 스타트업이 부상하고 있다. 오늘수거와 커버링은 생활(소형) 폐기물, 빼기는 대형 폐기물 배출을 대행하는 업체다(표 참조). 이들은 모두 ‘자원 순환’에 기반한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다. 오늘수거와 커버링은 소형 폐기물 배출 대행을 통해 기존의 낮은 재활용률을 끌어올린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재활용 쓰레기의 40~50%가 일반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섞여 배출되는데, 이를 세밀하게 걸러 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빼기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제휴해 이용자의 대형 폐기물 배출을 돕고(신고필증 발급, 운반 등) 그 과정에서 중고 매입, 재활용률 증진을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업체들의 목표는 이용자 니즈와도 잘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각 사 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잦은 야근으로 쓰레기까지 신경 쓸 시간이 없고 분리배출을 하면서도 긴가민가한 부분이 많았다. 이를 전부 대신해주니 삶의 질이 올라간다”거나 “지금 사는 곳에선 재활용 쓰레기를 일주일 중 하루만 버릴 수 있어 계속 쌓아놔야 했는데, 자주 치울 수 있어 좋다” “혼자선 버릴 엄두도 못 내던 옷장, 전기장판 같은 대형 폐기물을 직접 운반해주니 편하다” 같은 이용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이들 업체의 성장세는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오늘수거는 지난해 약 10억 원 연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 2억5000만 원 수준에서 4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1~24일 기준)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0% 늘었다. 커버링 또한 2022년 2억 원에서 2023년 4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월 매출은 지난해 12월 대비 1.5배로 증가했다. 빼기의 경우 2021년 4억3000만 원, 2022년 9억 원, 2023년 22억 원으로 매년 2배씩 매출이 늘고 있다. 올해 1월엔 이미 지난해 1분기(1~3월) 매출을 넘겼다.

올해 서비스 이용 가능 지역 확대




폐기물 배출 대행 스타트업 ‘어글리랩(오늘수거)’의 경기 광명시 세척·선별장. [어글리랩 제공]


최근 몇 년간 스타트업 투자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이들 세 업체는 다수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늘수거는 2021~2022년 매쉬업엔젤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로부터 시드(Seed) 라운드 투자를, 2022년 미국 스트롱벤처스로부터는 프리(Pre)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규모는 14억 원 상당이다. 커버링도 지난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금까지 받은 총투자액은 6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빼기의 경우 2019~2020년 시드 라운드, 프리 시리즈A 투자에 이어 2021년 시리즈A 투자까지 따냈다. 2022년엔 앞선 시리즈A 투자의 후속 투자로 하나금융투자PI, 이지스자산운용, 퀀텀벤처스코리아로부터 약 25억 원을 유치했다.

경기 구리시에 위치한 커버링의 세척·선별장. [커버링 제공]

이들 업체는 향후 서비스 분야와 이용 가능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오늘수거와 커버링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오늘수거는 상반기 중에, 커버링은 1분기 중에 서울 전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수도권에 각각 1곳씩 보유하고 있는 폐기물 세척·선별장도 올해 안에 1곳 이상 추가로 짓는다. 빼기의 경우 현재는 대형 폐기물만 배출 대행을 하고 있지만 소형 폐기물로 범위를 넓히고 폐기물 배출부터 수거, 운반, 처리까지 전 과정에 걸친 관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고재성 빼기 대표는 1월 25일 전화 통화에서 “이용자는 편리하고, 자원화되지 않고 버려지는 폐기물은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봤다”며 “그간 데이터화되지 않던 폐기물 시장에 인프라를 까는 작업을 했고, 이제부턴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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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425호에 실렸습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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