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전체뉴스 출전학교 대진표 경기규정
[황금사자기 고교야구]그들의 9회 말, 졌지만 천국같은
입력 2012-05-12 03:00:00

아슬아슬 승부 부산고 안중열(오른쪽)이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주성심학교와의 경기에서 4-1로 앞선 8회초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안중열은 이날 도루 4개를 기록했다. 왼쪽은 충주성심학교 3루수 장효준. 창원=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그들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었다. 지더라도 최선을 다한 뒤 지길 바랐다. 콜드게임이 아니라 9회 말까지 경기를 하는 게 꿈이었다.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는 2002년 창단 후 전국대회와 지역대회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하기야 선수 대부분이 고교에 와서 야구를 시작한 멤버로 이뤄진 팀이 다른 팀을 이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1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부산고와의 1회전. 충주성심학교는 이날도 패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집념은 ‘소리 없는 반란’이라 할 만했다.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인 충주성심학교가 영화보다 더한 진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충주성심학교는 올해 황금사자기 전에 치러진 주말리그 중부리그에서 5전 전패를 당했다. 다섯 번 모두 콜드게임패였다. 전국 최강으로 평가받는 천안북일고와의 경기에서는 1-35란 참담한 스코어로 5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다. 지난 10년간 충주성심학교가 9회까지 경기를 치른 건 2005년 무등기와 지난해 주말리그 등 단 두 번밖에 없었다.

공교롭게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만난 부산고는 경상권A에서 우승한 강팀이었다. 지는 건 당연해 보였다. 몇 점 차로, 몇 회 콜드게임으로 질 건인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전혀 뜻밖의 내용이 전개됐다. 충주성심학교 2학년 투수 양인하(사진)는 110km 전후의 느린 직구로 막강 부산고 타선을 적절하게 막았다.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기 전인 7회까지는 3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힘이 떨어진 8회와 9회 2점씩 내주긴 했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144개의 공을 혼자서 역투했다. 10개의 안타와 5개의 4사구, 13개의 도루를 허용하면서도 9회까지 내준 점수는 7점밖에 되지 않았다.

수비수들 역시 몸을 던져 공을 막아냈다. 난생 처음 조명탑을 켠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른 탓에 어처구니없이 뜬공을 놓치는 경우도 발생했지만 몸을 날려 안타성 타구를 잡아낸 것도 여러 차례였다.

9이닝 동안 안타는 하나도 치지 못했지만 4회 말 공격에서 천금같은 첫 득점을 했다. 선두타자 서길원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고 김권세의 보내기번트 때 3루를 밟은 뒤 김준호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았다. 1-7로 졌지만 충주성심학교 선수들의 얼굴엔 ‘해냈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양인하는 경기 후 수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좀 더 열심히 연습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컨트롤을 더 가다듬어 프로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창단 때부터 지휘봉을 잡아 온 박상수 감독은 “오늘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이상 발휘했다. 좋은 야구장에서 강팀을 상대로 9회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건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탑고는 원주고를 6-0으로 이기고 2회전에 진출했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포토] 김유성 ‘위기를 넘기고 역전 가자!’ 2020.06.22
20:05:00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김해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1…

[포토] 정종혁 ‘동점 득점에 성공~’ 2020.06.22
20:05:00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김해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

[포토] 정종혁 ‘짜릿한 동점 득점~’ 2020.06.22
20:04:00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김해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

[포토] 천지민 ‘칠테면 쳐봐~’ 2020.06.22
20:03:00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김해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김해고 선발투수…

[포토] 황금사자기 결승 ‘코로나19도 못 말리는 야구열기… 2020.06.22
20:02:00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김해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의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

[황금사자기 결승전 프리뷰] 강릉고 vs 김해고, 누가 이… 2020.06.22
06:30:00

누가 이기든 스토리가 된다. 11일 개막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의 최종 …

[오늘의 황금사자기]김해고 2020.06.22
03:00:00

‘전국구 에이스’ 강릉고냐 ‘3분할 마운드’ 김해고냐 2020.06.22
03:00:00

이변이라는 그림에 마지막 점을 찍을 주인공은 누굴까. 22일 오후 6시 반부터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

사상 첫 결승 진출한 강릉고 vs 김해고…누가 ‘황금사자’… 2020.06.20
16:54:00

강릉고와 김해고가 사상 첫 황금사자 우승을 다투게 됐다. 강릉고는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

율곡고 2학년 에이스 이준혁의 103구 역투[강홍구 기자의… 2020.06.20
11:00:00

8회말 1사 1루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그는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던 선발 투수였습니다.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1루수로 숨을 돌리고 있었지만,…

9회말 끝낸 광주진흥고 vs 일찌감치 끝낸 김해고 2020.06.20
03:00:00

9회말 1사 만루. 점수는 4-4 동점. 타자가 친 공이 땅에 튀어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더블플레이로 승부는 연장으로 갈 것 같았다. 하지만 타구가 2루수 …

김해고, 콜드게임으로 창단 첫 전국대회 4강…부경고에 8-… 2020.06.19
15:48:00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선수들 앞에 학부모들이 두 줄로 나란히 섰다. 선수들의 이름과 응원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활짝 펼쳤다. 막 승리를 따낸 선수들은 개선장군처럼…

손아섭 보고 야구 시작한 근성가이, 김해고 ‘키’가 되다 2020.06.19
14:20:00

“손아섭 선배님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어떤 플레이든 항상 근성을 갖고 뛰는 모습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김해고 황민서(18)에게 롤 모델을 묻자 손아섭…

’창단 첫 4강’ 매년 역사 쓰는 김해고, 박무승 감독 밀… 2020.06.19
14:11:00

설립 이래 첫 전국대회 8강의 감동이 채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그 역사를 4강으로 높였다. 동화 같은 김해고의 반전 스토리. 그 중심에는 박무승 감독(48)의 밀…

[오늘의 황금사자기]김해고 外 2020.06.19
03:00:00

올해 19전승 ‘적수 없는’ 덕…
이변은 없었다. ‘무적함대’ 덕수고가 황금사…
덕수고 박준순 MVP… 0.63…
덕수고 3학년 내야수 박준순(18)의 활약은…
황사기 4회 등 ‘4대 메이저’…
“우승하면 그날 딱 하루만 좋아요. 지금도 …
‘압도적 전력’ 덕수고, 대구상…
덕수고가 대구상원고를 제압하고 7년 만에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