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전체뉴스 출전학교 대진표 경기규정
‘전교생 88명’ 인상고, 4강 후보에 “불방망이란 이런 것”
입력 2019-06-24 03:00:00

전북 정읍의 전교생이 88명인 인상고가 전통의 고교 야구 명문 북일고를 5회 콜드게임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인상고 4번 타자 이승호(10번)가 4회초 2점 홈런을 때려낸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며 동료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인상고는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힌 북일고에 15-2 대승을 거뒀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북 정읍시청에서 국도를 따라 20km를 더 가야 찾을 수 있는 인상고는 전교생이 88명뿐인 작은 학교다. 이 학교에서 야구부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총 27명. 여학생 비율이 낮은 이 학교에서 전교 남학생 중 3분의 1이 야구선수인 셈이다.

창단한 지 7년밖에 안 된 이 작은 학교가 유력한 4강 후보로 꼽혔던 42년 전통의 북일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인상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북일고를 15-2로 대파하며 마지막 한 장 남아 있던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조차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라고 평가했다.

두 팀이 1회에 각각 1점을 얻은 채 맞은 2회초. 인상고는 상대 실책과 판단 미스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빅이닝을 만들었다. 북일고 선발 김양수는 2회초 볼넷, 몸에 맞는 공을 연이어 내줬다. 세 번째 타자 구희수(좌익수·3학년)의 번트를 잡아 3루에 던졌지만 주자가 살아남으면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인상고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타와 내야안타, 희생플라이를 연달아 만들어 내면서 2회에만 5점을 쓸어 담았다.

인상고의 ‘도깨비 방망이’는 3회에도 불을 뿜었다. 선두 타자 유지호의 2루타로 포문을 연 인상고는 이 이닝에서만 2루타 3개를 포함해 안타 6개를 몰아 치면서 타순을 한 바퀴 돌고도 3명이 더 타석에 등장해 7점을 뽑아냈다.

북일고는 16강전을 대비해 아끼려던 에이스 투수 신지후를 점수가 1-13까지 벌어진 3회 2사 상황에서 급히 투입했지만 너무 늦었다. 4회초 4번 타자 이승호의 2점 홈런까지 더한 인상고는 2시간 8분 만에 북일고를 무너뜨렸다. 북일고는 4회말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5회 콜드게임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북일고 투수들이 상대했던 타자는 38명에 이른다.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학교의 팀 컬러는 이날 경기처럼 ‘닥공’(닥치고 공격)에 가깝다. 인상고는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 전라권 B조에서 6승 6패를 기록했다. 이긴 경기 중 10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3번, 9점 경기까지 합치면 5번이나 된다. 지난달 19일 나주영산고와 치른 경기에서는 20점을 내기도 했다. 최한림 인상고 감독은 “작은 시골 학교라 상대 팀처럼 좋은 투수가 없기 때문에 강점인 공격력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상고의 마운드를 책임진 2학년 선발 나병훈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공은 시속 120km대 후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면도날 같은 제구력으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북일고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다. 나병훈은 경기 후 “큰 무대나 위기 상황에서도 떨지 않는 배짱이 장점인데 이번 경기에서 발휘됐다”고 말했다. 인상고는 소래고를 3-2로 이긴 부산고와 25일 8강 진출을 다툰다.

‘서울 에이스’ 휘문고 이민호와 ‘광주전남 에이스’ 광주일고 정해영의 맞대결 16강전에서는 광주일고가 8-0으로 이겨 첫 8강 진출 팀이 됐다. 정해영은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민호는 3회에만 3점을 내주며 2와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한 뒤 마운드를 내줘야 했다. 이날 휘문고는 실책 6개로 자멸했다. 이 중 5개가 상대 도루를 저지하려다 나온 실책이다. 광주일고 조형우는 6회말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광주동성고도 접전 끝에 포항제철고에 7-6으로 이겼다. 지난해 챔피언 광주일고는 광주동성고와 8강전을 치른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무패 행진 라이벌에 콜드勝… 광주일고 타선 화끈했다 2019.06.27
03:00:00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팀 광

‘4강 진출’ 유신고 허윤동 “우승에 보탬 되고 싶다” 2019.06.26
20:33:00

유신고등학교는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부산정보고등학…

‘정해영과 경쟁’ 광주일고 박시원 “1차지명? 누가 되든 … 2019.06.26
18:17:00

“누구든 맛있는 거 사주면 되죠.” 광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외야수 박시원(18)은 1차지명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상징적인 숫자에…

[황금사자기 스타]마산용마고 권태우, 6회 1사까지 1실점… 2019.06.26
03:00:00

마산용마고 좌완 투수 권태우(3학년·사진)는 프로에서 좋은 불펜 투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선발 대신 ‘…

첫 우승 목마른 부산고 “인상고 돌풍 여기까지” 2019.06.26
03:00:00

전교생이 88명에 불과한 인상고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팀이다. 23일 대회 2회전에서 야구 명문 북…

‘부상 방지’ 황금사자기 최대 변수, 투구수 제한 2019.06.25
15:42:00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고 있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에는 선수들을 보호하고 부…

마산용마고 권태우 “위기 때 흔들리지 않는 투수 되고파” 2019.06.25
15:36:00

25일 목동구장에서는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마산 용마고등학교와 중앙고등학교…

[오늘의 황금사자기]중앙고 外 2019.06.25
03:00:00

[황금사자기 스타]충훈고 임주빈… 돌직구-칼날 슬라이더로 … 2019.06.25
03:00:00

숨어 있던 보석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통해 빛을 발했다. 충훈고 오른손 투수 임주빈(3학년·사진)이 주인공이다. 이날 전까지 임주빈은 프로 스카우트…

남지민 ‘인생投’… 돌풍의 부산정보고, 경기고도 삼켰다 2019.06.25
03:00:00

7이닝 6탈삼진 4피안타 2볼넷 무실점. 부산정보고의 에이스 남지민(3학년·사진)은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

‘이변의 주인공’ 충훈고 임주빈 “올해에 ‘올인’한다” 2019.06.24
16:44:00

24일 목동구장에서는 올해 첫 전국대회인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충암고와 충…

[황금사자기 스타]인상고 이승호, 3타수 3안타 3타점 ‘… 2019.06.24
03:00:00

“제가 잘한 것보다 ‘편견’을 깨서 정말 기쁩니다.” 인상고 이승호(3학년·사진)는 경기 후 승리 순간이 생각난 듯 씩 웃었다.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

‘전교생 88명’ 인상고, 4강 후보에 “불방망이란 이런 … 2019.06.24
03:00:00

전북 정읍시청에서 국도를 따라 20km를 더 가야..

광주일고 황금사자기 8강행, 인상고는 북일고 격파 이변 2019.06.23
18:20:00

광주일고가 에이스 정해영의 호투를 앞세워 휘문고를 꺾고 8강에 올랐다. 광주일고는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

‘광주일고 vs 휘문고’ 1차지명 유력후보 빅뱅, 정해영이… 2019.06.23
17:52:00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휘문고-광주일고의 16강전은…

올해 19전승 ‘적수 없는’ 덕…
이변은 없었다. ‘무적함대’ 덕수고가 황금사…
덕수고 박준순 MVP… 0.63…
덕수고 3학년 내야수 박준순(18)의 활약은…
황사기 4회 등 ‘4대 메이저’…
“우승하면 그날 딱 하루만 좋아요. 지금도 …
‘압도적 전력’ 덕수고, 대구상…
덕수고가 대구상원고를 제압하고 7년 만에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