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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라이벌, 선수도 팬도 울고 웃고…
입력 2010-03-10 03:00:00

 1980년 황금사자기 결승에서는 박노준(왼쪽)의 선린상고와 선동열의 광주일고가 맞붙었다. 박노준은 3-3 동점이던 8회 선동열에게서 결승 2점 홈런을 뽑아내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내 최고 전통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는 오랜 역사만큼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12일 시작하는 제64회 대회를 앞두고 역대 최고의 라이벌 5선을 선정했다.》


34회
‘빅스타 맞짱’ 박노준 결승 2점포, 선동열 울려

45회 박찬호, 박재홍에 홈런 두방 허용 고개 떨궈

51회 봉중근, 혼자 4승投… 최희섭 앞에서 V환호

○ 선동열 vs 박노준(1980년)
제34회 대회 광주일고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의 결승전. 광주일고 선동열(삼성 감독)의 ‘방패’와 선린상고 박노준(SBS 해설위원)의 ‘창’이 맞붙었다. 결과는 창의 승리였다. 3-3 동점이던 8회 박노준은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것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을 뽑아내며 선동열을 무너뜨렸다. 박노준은 5회부터 김건우의 뒤를 이어 투수로도 등판해 2안타 1실점으로 광주일고 타선을 막아내 5-3 승리를 이끌었다.


○ 박찬호 vs 박재홍 vs 조성민(1991년)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공주고 재학 시절만 해도 특급 투수는 아니었고 3학년이 돼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45회 대회 2회전에서 광주일고 박재홍(SK)을 만난 게 불행이었다. 박찬호는 박재홍에게 1회와 9회 두 개의 2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팀은 2-6으로 패했다. 하지만 정작 그 대회의 주인공은 신일고 조성민(전 요미우리, 한화)이었다. 조성민은 광주일고와의 결승에서 눈부신 피칭을 선보이며 14-2 대승을 이끌었다.


○ 최희섭 vs 봉중근(1997년)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최희섭(KIA·전 LA 다저스)과 봉중근(LG·전 신시내티)은 절친한 사이지만 제51회 대회 결승전에서는 적으로 만났다. 광주일고 최희섭은 7-7 동점이던 9회 초 3루 주자로 나갔다가 포수 견제구에 걸려 아웃돼 땅을 쳤다. 반면 신일고 봉중근은 결승까지 4경기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며 둘 간의 대결에서도 승자가 됐다. 1996년 제50회 대회에서도 팀의 5승 중 4승을 혼자 따내며 우승에 기여했던 봉중근은 2년 연속 우수 투수에 선정됐다.


○ 지석훈 vs 송은범(2001년)
지난해 SK의 우완 에이스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송은범은 동산고 시절부터 인천을 대표하는 투수였다. 하지만 7월 2일 열린 제55회 대회 휘문고와의 결승전에서 한 번의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루에서 평범한 번트 타구를 2루에 악송구했고 계속된 1사 2, 3루 위기에서 이유섭에게 역전타를 맞은 데 이어 지석훈(상무)에게 2점 홈런까지 맞았다. 5회 송은범을 상대로 쐐기 홈런을 날린 지석훈은 최우수선수가 됐고, 송은범은 타격왕(0.563)과 감투상에 만족해야 했다.


○ 김광현 vs 강정호(2005년)

지금은 넥센의 주전 유격수지만 강정호는 광주일고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투수와 포수, 내야수까지 겸한 만능 선수였다. 제59회 대회 성남서고와의 결승전에는 선발 투수로 등판해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10-0 승리를 이끄는 등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우수 투수에 뽑혔다. 반면 안산공고 김광현(SK)은 연일 빼어난 피칭을 뽐내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우승은커녕 개인상과도 인연이 없었다. 8강전까지 2승에 평균자책 0.41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성남서고와의 준결승에서 8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다가 9회 말 2사 후 신민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4경기 동안 5점밖에 뽑지 못한 물방망이 타선이 아쉬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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