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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 연감-기록책 만드는게 꿈”
입력 2010-03-30 03:00:00

황금사자는 1947년 첫 대회부터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렇다면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탄생시킨 1972년 결승에서 군산상고 선발 투수는 몇 개의 공을 던졌을까. 알 수 없다. 기록지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지는 1985년 대회부터 보관돼 있다. 1978∼1980년 광주일고에서 뛰었던 선동열 삼성 감독의 활약상도 세세히 알 수 없다.

“지금도 옛날 기록지를 찾고 있지만 발견 가능성은 낮아요. 혹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돌려주세요.”

대한야구협회 안우준 기록위원(39·사진)은 아마추어 야구의 사관(史官)이다. 2000년부터 프로야구 기록위원으로 일하다 2003년 협회 직원이 된 뒤 아마추어 대회의 기록은 그의 독차지가 됐다. 기록지를 스캐닝해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도 그다. 그는 1년에 300∼350경기나 맡는다. 현재 협회(원본)와 목동야구장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연도별 기록 묶음도 그가 해놓은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용하는 통계 시스템 개발에도 그의 힘이 컸다.

“처음에는 업무량이 크게 늘어 후회도 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이젠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는 1월에 결혼을 했다. 고향 부산에 보금자리를 꾸렸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서울 신림동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

“아마 1년에 300일 가까이 집에 못 들어갈걸요. 제 직업을 이해해 주는 아내를 만난 게 다행이지요.”

그의 소박한 꿈은 아마추어 야구 연감과 레코드 북을 만드는 것. 그러나 일상 업무도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추가로 시간과 비용, 인력이 필요한 일은 멀게만 느껴진다.

“아마추어 야구가 있기에 프로야구가 존재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꼭 만들고 싶어요.”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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