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좋으면 다 좋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날이라면 먼저 지옥을 간 뒤 천국은 나중에 가는 것이 좋다. 선린인터넷고 중견수 이진영(3학년·사진)에게는 28일이 그런 날이었다.
이진영은 이날 동산고와의 준결승전에 중견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옥에 갔던 건 0-0으로 맞선 3회말이었다. 상대 팀 동산고 정수근(2학년·우익수)의 적시타 때 자기 앞에 떨어진 공을 뒤로 빠뜨렸다. 이 실책으로 동산고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하지만 이진영은 1-3으로 뒤진 8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 천국 문턱까지 갔고, 5번 타자 안준모(3학년·1루수)의 좌전 안타 때 결승 득점을 올리며 천국에 입성했다.
이진영은 “3회 수비 때는 2루 주자를 잡겠다는 욕심에 너무 서둘렀다. 요즘 부진해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을 텐데 적시타를 쳐 모처럼 효도한 느낌”이라며 “올해 학교에 좋지 않은 일(폭행 사건)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다시 똘똘 뭉친 만큼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좋은 결말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진영이 야구로 이루고 싶은 ‘가장 좋은 결말’은 무엇일까. 당연히 LG 외야수 이진영(35)처럼 공수 모두에서 자기 몫을 다하는 프로선수로 기억되는 것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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