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때는 ‘소총 부대’인 줄 알았다. 두 번째 경기를 보니 ‘대포’까지 화끈했다. 충암고가 두 경기 연속 콜드게임 승을 거두며 통산 네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충암고 5번 타자 조현민이 1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전주고와의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 경기 2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중전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조현민은 1회초 첫 타석에서도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14-0 완승에 앞장섰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충암고는 1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32강전)에서 전주고를 14-0, 6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쳤다. 이번 대회는 5, 6회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10점 이상 차이가 나거나 7회 이후 7점 이상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1회전에서 도루 11개를 성공시키면서 ‘디펜딩 챔피언’ 경남고를 8-0(7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쳤던 충암고는 이날은 5번 타자로 나선 ‘캡틴’ 조현민(18)이 만루홈런을 치면서 1회부터 성큼 앞서가기 시작했다. 1회초 1사 만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조현민은 전주고 투수 박시현(16)이 던진 두 번째 공을 받아쳐 이번 대회 1호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2회초에도 중전 적시타를 쳐 총 5타점을 올린 조현민은 “평소에도 장타에 자신감이 있었다. 이번 대회 타격상도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조현민은 이번 주말리그 6경기에서 타율 0.524(21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은평구BC를 상대로 사이클링 히트를 남기기도 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만루홈런이 나오면서 초반부터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우리 팀은 공격력이 좋아서 몇 점이든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마운드에서도 박건우(17)가 잘 막아줘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박건우는 4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이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 이후 12년 만에 황금사자기 정상을 노리는 충암고는 21일 오전 11시 30분 광주일고와 16강전을 치른다. 광주일고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서울동산고를 13-8로 물리쳤다. 광주일고는 7-8로 뒤져 있던 8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5번 타자 최대준(18)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경기를 뒤집었고 9회에도 4점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마지막 목동 경기에서는 인천고가 덕수고의 추격을 3-2로 뿌리쳤다. 인천고는 9회초에 1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3루수 한규혁(18)이 땅볼을 잡은 뒤 홈에 던져 실점을 막아낸 데 이어 마지막 타자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면서 3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 올랐다. 인천고는 20일 오후 2시 선린인터넷고와 16강전을 치른다.
신월야구장에서는 배재고가 광주동성고를 15-7로 꺾고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회 16강에 올랐다. 배재고는 진영고-비봉고 경기 승자와 21일 오후 2시 16강전을 치른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대구상원고가 부산공고에 3-2 진땀승을 거뒀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대구고가 TNP베이스볼아카데미를 8-1(7회 콜드게임)로 이겼다. 대구상원고와 대구고는 21일 오전 9시 16강 맞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