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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 첫 우승 vs 충암고 4번째 왕관, 1번타자에 달렸다
입력 2026-05-16 01:40:00


승률 100%와 100%가 맞붙는다. 두 학교의 무패 기록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깨진다. 대전고와 충암고가 16일 오후 1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맞붙는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 이야기다.

대전고가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대전고는 이전 네 차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모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다만 황금사자기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머지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 기록이 있는 대전고가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에 성공하면 ‘그랜드슬램’에 성공한다.

충암고는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아직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1990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9년, 2011년에 걸쳐 3전 전승으로 세 차례 황금사자기를 펄럭였다. 충암고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총 10번 우승을 차지했다.


● 1번 타자 vs 1번 타자

고교야구는 투구 수 제한 규정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 ‘에이스 맞대결’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대전고 에이스 한규민(2학년)과 충암고 김지율(3학년) 역시 이번 결승전에 등판할 수 없다. 그만큼 타선이 중요하다. 두 학교 모두 공격 첨병으로 나서는 ‘캡틴’의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대전고 주장 우주로는 유격수로 뛰면서도 대회 홈런 1위(2개)에 타율 0.500을 기록 중이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이 “우리 팀 이기게 해주려고 우주로에게 공이 많이 가나 보다”라고 평할 정도로 유격수 수비도 좋다.

충암고 주장 장민제도 타율 0.438에 출루율 0.571을 기록하면서 부지런히 밥상을 차렸다. 이번 대회에서 홈런도 날렸을 정도로 장타력도 갖췄다. 장민제가 ‘밥상’을 차리면 이번 대회 타율 0.600(15타수 9안타)을 기록 중인 3번 타자 배정호가 타점을 노린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배정호가) 한 번씩 정신 나간 플레이를 하는데 그것만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 동문 감독 vs 동문 감독

충암고 이 감독은 2004년 처음으로 모교 사령탑에 앉은 뒤 23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현역 고교야구 감독 가운데 최장수 재임 기록이다. 이 감독은 올해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대구상원고에 4-0으로 승리하면서 통산 300승 고지도 정복했다. 이어 준결승전에서 광주제일고를 5-2로 꺾으면서 이 감독의 통산 승수는 301승이 됐다.

그런데 이 감독 부임 이후 충암고가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학교가 있다. 이번 결승전 상대인 대전고다. 이 감독 부임 이후 충암고는 2009년 봉황기 1회전 때 대전고와 딱 한 번 맞붙어 1-2로 패했다. 두 학교가 황금사자기에서 맞붙는 건 1980년 1회전 이후 46년 만이다. 당시에는 충암고가 4-2로 이겼다.

대전고 김 감독 역시 이 학교 67회 졸업생이다. 김 감독은 1987년 청룡기 때 한 학년 후배 ‘대성불패’ 구대성과 함께 대전고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감독으로 그랜드슬램의 마지막 단추를 채우려 한다. 김 감독은 “모교 감독이 되면서 황금사자기에서 꼭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는데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 선배 vs 선배

대전고 졸업생인 정민철 MBC 해설위원은 “고등학교 시절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 대회가 (1992년) 황금사자기였다. 그해 2회전 때 2관왕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상대로 호투(14탈삼진 완투승)하고 고려대에서 입학 제의를 받은 게 큰 영광이었고 아직 그때 얘기를 종종 한다”면서 “후배들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몇십 년 동안 자랑하게 될 것이다. 많이 떨리겠지만 모든 걸 쏟아붓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암고 동문인 심재학 KIA 단장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라”고 당부했다. 심 단장은 충암고가 황금사자기 정상을 처음 차지한 1990년 대회 때 안타 8개 가운데 7개를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아들(조영준)까지 2대가 충암고 출신인 조성환 KBSN 해설위원은 “결승전이 마침 아들 생일이다.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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