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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없는 마지막 승부…대전고 vs 충암고, 황금사자기 결승 격돌[제80회 황금사자기]
입력 2026-05-14 20:41:00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 대전고가 강릉고를 상대로 4:2로 승리. 경기 종료 후 대전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기뻐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해결사’ 한대화도 해결하지 못한 일이었다. ‘대성불패’ 구대성도 황금사자기에서는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전고 야구부 후배들이 이 내로라하는 선배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대전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에서 강릉고에 4-2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1945년 창단 이후 81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대전고는 구대성이 3학년이던 1988년을 포함해 이전에도 준결승까지는 네 차례 올랐지만 한 번도 4강 문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대전고는 1회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성남고를 탈락시키며 올해 대회를 시작했다. 16강전 때는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던 부산고를 제압했다. 그리고 2020년 준결승전 때 3-9 패배를 안겼던 강릉고까지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다.

대전고가 연이어 ‘강호’를 격파할 때마다 2학년 에이스 한규민이 마운드를 지켰다. 한규민은 이번 대회에서 18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을 1점(총 4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한규민은 이날도 2-0으로 앞서가던 3회말 1사 주자 1, 2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공 102개를 던지면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까지 잡아냈다.

다만 투구 수 제한 규정 때문에 한규민은 16일 열리는 결승전 때는 등판할 수 없다. 한규민은 “이제 목이 터져라 응원하겠다. 나 하나 없다고 팀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팀이 결승까지 가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은 “강호 강릉고를 이겨 기쁘다. 규민이가 나올 수 없지만 상대팀도 투구 수 제한 규정 때문에 마운드 운용에 애로 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우리가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중 황금사자기에서만 우승이 없다. 여기까지 온 이상 욕심을 내볼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 광주제일고와 충암고의 경기. 9회초 충암고 투수 오유찬이 위기를 막아내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 감독이 말한 ‘상대 팀’은 결국 충암고가 됐다. 충암고는 이어 열린 경기에서 광주제일고를 5-3으로 물리치고 2011년 우승 이후 15년 만에 황금사자기 결승에 올랐다. 1990년과 2009년에도 황금사자기 정상을 차지했던 충암고는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충암고 역시 투구 수 제한 규정 때문에 3학년 에이스 김지율이 결승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김지율은 전날 8강전에서 대구상원고 타선을 상대로 일일 제한 투구 수(105개)를 모두 던져 준결승전 때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4강 광주제일고와 충암고의 경기. 8회초 2사에서 충암고 감독이 오유찬으로 투수를 바꾼 뒤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날은 그 대신 2학년 전강윤이 선발 등판해 2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뒤 3학년 서원준이 5이닝을 소화했다. 준결승전을 마무리한 충암고 투수는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던 2학년 오유찬이었다. 오유찬은 이날 타석에서도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오유찬은 “오늘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했던 야구 경기 중 최고로 잘한 것 같다. 마운드에 오랜만에 올랐는데 내 폭투와 야수 실책 등이 겹치면서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결국 막아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광주제일고도 정말 잘하는 팀이지만 오늘은 우리가 조금 더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대전고가 대기록에 도전한다고 하지만 우리도 질 수 없다. 부상 선수가 네 명이나 있는데 선수들이 고생해서 올라온 만큼 마지막 한 경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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