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결승 마운드 못 오르고도 우수투수상 충암고 김지율 “졸업 전 우승 한번 더 해 MVP받고파”[황금사자기 스타]
입력ㅣ2026-05-16 16:44:00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수투수상을 받은 충암고 김지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늘 날이 하나도 안 흐리더라고요. 제 기도가 안 먹혔던 것 같아요.”
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은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공 하나 던지지 못하고 학교가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김지율은 이번 대회 1회전부터 8강까지 4경기에 모두 등판해 20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투구로 충암고를 4강에 올린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13일 대구상원고와의 8강에서 하루 한계 투구 수인 105구를 던진 탓에 나흘간 의무 휴식해야 해 14일 준결승은 물론 이날 결승까지 더그아웃만 지켜야 했다.
결승을 앞두고 “기우제를 드리고 있다. 이틀 연속 비가 와서 던질 거다”라는 자조적 농담을 했던 김지율은 이날 강수확률 0%의 맑은 날씨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김지율은 등판하지 못했지만 충암고는 이날 타선이 장단 11안타를 터뜨리며 5회까지 10점을 뽑았다. 그사이 마운드에서는 서원준이 105구를 던지며 7과 3분의 2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10-4 승리를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준결승, 결승전에 모두 등판하지 못했음에도 이번 대회에서 최다이닝(2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점도 내주지 않은 김지율은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올 시즌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서울권B에서도 우수투수상을 받았던 김지율은 “이번 대회 준결승, 결승에서 못 뛴 것 말고는 아쉬운 게 하나도 없었다. 남은 대회에서도 꼭 우승해 그때는 제가 MVP 꼭 받고 졸업하고 싶다”고 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에게서도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지율은 올가을 드래프트 현장에서 높은 순위로 이름이 불릴 확률이 높다. 김지율은 “어느 구단이든 다 좋다”며 “야구하면서 한 번도 팔이 아팠던 적이 없다. 덜 아픈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