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고 투수 박치국이 제70회 황금사자기에서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교 최고 사이드암투수로 팀의 2승을 모두 책임졌다.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jean@donga.com
■ 제 70회 황금사자기 고교스타
제물포고 16강 이끈 사이드암 투수 140km초반대 직구…변화구도 준수 견제동작, 고교투수중 가장 뛰어나
제70회 황금사자기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10일까지 대회 최고스타는 제물포고 박치국(18)이다. 우완 박치국은 5일 대구고전과 8일 청원고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고교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대회 개막전(대구고전)부터 박치국은 실력을 뽐냈다. 박치국은 3회부터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서 10회 승부치기에서 끝내기 승을 거둘 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8이닝 동안 삼진을 11개나 잡아낼 만큼 상대 타자들의 혼을 빼놓았다. 8일 경기에서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1이닝을 1실점 5삼진으로 막고 팀의 16강행을 책임졌다.
박치국은 크지 않은 체격(178cm, 75kg)에서도 시속 140km대 초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보기 드문 투수다. 이번 대회 최고구속은 142km이지만 개인 최고기록은 144km. 변화구는 130km대 초반의 슬라이더에 110km대 커브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견제동작은 초고교급으로 평가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박치국은 “선발로 나가든 구원으로 나가든 타자들을 믿고 던졌다”며 “개인 기록 관계없이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준비가 됐다. 2경기를 던져도 팀이 모두 이겨 전혀 무리를 못 느끼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사실 박치국은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인천·강원조 투수들 중 가장 많은 34.1이닝을 던져 4승과 0점대 방어율(0.79)을 기록했다. 고교야구 전체에서도 소화이닝(2위)과 승리(공동 1위), 방어율(2위) 면에서 뒤지지 않는 성적.
이러한 유망주를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 놓칠 리 없다. SK 송태일 스카우트 팀장은 “박치국은 저학년 때 3루수와 투수를 겸업하던 선수였는데, 3학년이 돼 구속이 많이 올라 투수로 각광받고 있다”며 “순발력이 좋아 견제 능력은 고교 투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박치국의 스승인 제물포고 이용주 감독은 “(박)치국이가 체격은 왜소해도 승부욕이 강하고 싸움닭 기질이 강하다”며 “1학년 때부터 매년 60∼70이닝을 던져 경험도 많이 쌓였다”고 치켜세웠다. 조형식 투수코치 역시 박치국을 “직구와 변화구 구질은 물론 정신력이 좋은 투수”라며 평가했다.
동기들 중 자신을 몇 등으로 생각하냐고 묻자 “최고는 아니어도 열 손가락 안에는 들지 않을까요”라며 수줍게 답한 박치국. 그는 내년엔 프로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겠다는 꿈을 안고 황금사자기 마운드에 오른다.
한편 10일 열릴 예정이던 경남-휘문, 제물포-포항제철, 서울-경기 3게임은 비로 취소돼 11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