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린인터넷고등학교 우완투수 최수형이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비봉고등학교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목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선린인터넷고등학교는 전통적으로 좋은 투수를 많이 배출한 명문고교다. 1999년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어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권오준(39)을 비롯해 최근에는 LG 트윈스 김대현(22), 김영준(20), 두산 베어스 이영하(22) 등을 배출했다.
명맥은 2019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올해 첫 전국대회인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에서 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투수 한 명이 나왔다. 바로 우완 최수형(18)이다.
최수형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 1회전 비봉고등학교전에서 중간투수로 6회에 구원등판했다. 팀이 0-3으로 지루하게 끌려가던 경기에서 후반부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상황은 쉽지 않았다. 선린인터넷고는 지난해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봉고에 계속 고전했다. 6회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후 이닝에서 공격이 계속 풀리지 않아 9회초까지 1-3으로 패색이 짙었다. 타자들이 점수를 지원 못 하니 최수형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묵묵히 공을 던졌다. 최수형은 경기 후 “우리 팀에는 좋은 야수들이 많다. 내가 버티기만 하면 분명히 뒤에 점수를 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그의 믿음은 경기에서 이뤄졌다. 선린인터넷고가 기적적으로 9회말에 2점을 추가하며 3-3 동점을 만든 것이다.
연장 승부치기로 이어진 승부에서도 최수형은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이제는 부담감이 한 층 더했다. 무사 1·2루의 위기를 막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침착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10회 공방전이 양쪽 모두 무위에 그친 뒤 11회에 한 점(비자책)을 내줬을뿐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으며 뒤를 타자들에게 맡겼다. 선린인터넷고는 3-4로 11회말에 들어갔으나 상대폭투와 밀어내기로 두 점을 만들며 최종 5-4로 이겼다. 최수형의 버텨내기가 최상의 결과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승장 박덕희 감독은 “최수형이 오늘 경기의 수훈선수다. 위기관리능력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긴장감 있는 상황을 계속 이겨내 큰 경험까지 쌓았다. 자신감이 더욱 더 쌓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수형은 “큰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팀에 정말 감사하다.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밝혔다.
최수형은 유소년시절부터 투수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는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말까지 포수로 뛰었으나 뛰어난 던지기 능력과 급격히 커진 신장으로 투수로 전향했다. 이에 대해 “1학년 말에 신장이 178㎝에서 184㎝까지 갑자기 컸다. 공을 던지는 건 원래 자신이 있었다. 투수는 꼭 해보고 싶었던 포지션이라 전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대 선배들 중에서는 LG의 2018년 1차지명을 받은 김영준(20)을 롤모델로 꼽았다. 최수형은 “1학년 때 3학년인 (김)영준이 형의 공 던지는 모습을 자주 봤다. 담대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나도 꼭 프로 지명을 받아 그런 공을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
목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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