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백송고와 경동고의 32강 경기. 10회말 1사 만루 2-2 동점 상황에서 백송고 노재헌 타격 때 주자 이민서가 홈을 밟아 경기를 끝내며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나폴레옹은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참가 중인 백송고 4번 타자 김은천(18)에게는 강백호(22·KT)가 꿈이다. 강백호는 서울고 2학년이던 2016년 이 대회에서 최다 타점상(7타점)과 타격상(0.500)을 동시에 차지했다.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백송고와 경동고의 32강 경기. 5회초 1사 1, 2루서 경동고 황도현 타격 때 주자 김시완이 2루에서 아웃 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러면서 전국 중학교 야구부에 ‘강백호 따라하기’ 붐이 일었다. 당시 경기 시흥시 소래중에 다니던 김은천은 아예 강백호를 ‘복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윙 자세뿐만이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나올 때 걸음걸이부터 타석에 들어서기 전 그라운드 위에 자기만의 주문을 적어 넣는 것까지 모두 강백호 판박이다.
타격 솜씨도 닮았다. 김은천은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32강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2사사구를 기록하면서 팀이 경동고를 3-2로 물리치는 데 앞장섰다. 0-1로 뒤진 채 맞이한 1회말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서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낸 김은천은 1-2로 뒤지던 8회말 1사 2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다시 팀에 동점을 안겼다.
결승점도 김은천의 방망이 끝에서 나왔다. 김은천은 승부치기 제도를 적용한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3루에 있던 이민서(16)가 홈으로 대시하는 사이 상대 실책이 나오면서 백송고는 2015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 올랐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바닥에 방망이로 ‘자신감’이라는 세 글자를 쓴다는 김은천은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강백호 선수는 워낙 좋은 타자라 영상을 찾아보고 세세한 것까지 따라하려고 노력한다. 팀이 필요할 때 점수를 낼 줄 아는 모습을 더욱 닮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백송고의 연고 프로팀은 수원을 안방으로 삼은 KT다.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청담고와 배명고의 32강 경기. 6회말 1사 1루 청담고 한서후 타석 때 주자 박성배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청담고와 배명고의 32강 경기. 배명고 선발 투수 이현우.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배명고가 빠른 발을 앞세워 청담고를 7-0, 7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올랐다. 2회말 공격 때 7번 타자 겸 3루수 추현빈(18)의 인사이드더파크 홈런 등으로 4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은 배명고는 5회 2점, 7회 1점을 뽑아내며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7회 이후에 7점 차이가 나면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청담고와 배명고의 32강 경기. 1회말 2사 1루서 투런 홈런을 친 배명고 추현빈.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추현빈에게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이 꿈이다. 그는 “김하성 선수처럼 공격과 수비 모두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