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경상권 B 2위) 왼손 에이스 배찬승(3학년)이 시즌 첫 메이저 고교야구 대회에서 몸을 풀었다.
대구고는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분당BC(경기권 B 7위)를 20-0으로 대파해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대구고는 이날 2회에만 13점을 뽑았다.
양 팀의 전력 차이가 컸기에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일찌감치 배찬승에게 (콜드게임 선언 전 마지막 이닝인) 5회 한 이닝 소화를 주문해놨다. 20-0으로 앞선 5회 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배찬승은 공 12개로 경기를 끝냈다. 가볍게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등판한 배찬승은 이날 빠른 공 최고 시속 148km를 찍었다.
배찬승이 17일 황금사자기 1회전 분당BC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날 등판한 대구고 투수진 4명은 분당BC에 안타, 볼넷을 하나씩만 내줬을 뿐 공 55개로 5이닝을 막았다. 5회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이어받은 배찬승은 “등판하며 무조건 무실점으로 막겠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제가 던지는 경기는 다 이겼으면 좋겠다. 목표는 결승 진출”이라고 했다.
대구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 때는 16강에서 지역 라이벌 대구상원고를 만나 1-3으로 패했다. 당시 선발 등판한 배찬승은 6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득점 지원이 1점에 그치며 패전투수가 됐다.
배찬승은 “주말리그에서는 대구상원고와 조가 달라 붙을 기회가 없었다. 대구상원고가 이번 황금사자기 4강에 올라올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4강에서 만나게 된다면 저희가 꼭 이기고 결승에 갈 것”이라며 “이번에 대구상원고를 다시 만나면 6이닝 무실점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2학년 때부터 전국구로 이름을 알린 배찬승은 올해는 변화구 구종을 세 개 더 장착했다. 배찬승은 “지난해까지는 슬라이더, 커브만 던졌는데 올해 커터, 투심,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올해 아직 좋은 성적을 못 냈는데 첫 메이저 대회인 황금사자기부터 제가 가진 것들을 보여드릴 테니 잘 지켜봐 달라”며 “16강에 오르면 아마 강릉고와 붙을 텐데 그때 선발 등판하면 다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