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내야수 배정호가 4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민IT고와의 1회전에서 6-0으로 승리한 뒤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배정호는 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공·수·주를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내야수를 꿈꿉니다.”
충암고 3학년 내야수 배정호(18)는 4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민IT고와의 1회전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배정호는 자신이 말한 꿈처럼 공격, 수비, 주루에서 모두 ‘만점 활약’을 남기며 팀을 6-0 승리로 이끌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배정호는 이날 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첫 타석에선 빗맞은 타구가 3루수 방향으로 흘렀으나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0-0으로 맞선 4회엔 중전 안타, 5-0으로 앞선 5회엔 우월 적시 2루타로 출루해 각각 득점까지 성공했다. 6-0으로 달아난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쳤다.
올해 주말리그 전반기 9경기에서 11개의 도루로 서울권B ‘도루왕’에 오른 배정호는 이날도 4번의 출루 중 3차례 도루에 성공하며 빠른 발을 뽐냈다. 4회 수비 때는 1사 1, 3루 위기에서 3루 선상으로 흐르는 경민IT고 포수 김래의 타구를 슬라이딩하면서 백핸드 캐치한 뒤 병살로 연결시키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배정호는 “첫 타석에선 정타가 안 나왔는데 운 좋게 안타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좀 풀렸던 것 같다”며 “이제 팀의 주축으로서 후배들이 보고 있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오늘 좋은 성적으로 팀 승리를 잘 이끈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2학년 때까지 휘문고에 다녔던 배정호는 지난해엔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쳤다. 그해 6월 슬라이딩 도중 왼쪽 어깨 탈구로 수술대에 오른 뒤 6개월 간의 재활을 거쳤고, 올해 충암고로 전학해 새 유니폼을 입었다. 배정호에겐 흔들릴 수 있을 법했던 시기였으나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주최 경기에서 타율 0.289(38타수 11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기록했던 배정호는 올해 타율 0.351 OPS 0.956으로 성장했다.
배정호는 “부상과 전학 등 작년이 내겐 큰 변화가 있었던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걱정도 없지 않았지만 몸이 잘 회복됐고 팀 분위기도 화이팅 넘치는 등 나와 잘 맞아서 잘 적응했던 것 같다. 이제 3학년으로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 들려면 눈에 띄어야 하는데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좋은 스타트를 끊은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등번호 16번을 단 배정호는 “넥센(현 키움)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내야수 강정호 선배님(39·은퇴)이 같은 등번호를 썼다. 주변 형들, 선배들 중 잘하는 내야수들은 꼭 16번을 다는 것 같다”며 “같은 번호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다.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