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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이도류’ 이현민 “내 페이스대로… 마운드-타석서 내 한계 넘겠다”[황금사자기 스타]
입력 2026-05-06 16:16:00

대구고 ‘이도류’ 이현민이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에서 마산용마고에 승리한 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다음 경기(9일) 땐 타석에도 서는 게 목표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내 한계를 넘어서고 싶다.”

대구고 ‘이도류’ 이현민은 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마산용마고를 상대한 제8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이현민은 이날 6-4로 앞서던 2회말 1사 주자 2, 3루 때 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 5탈삼진 1실점으로 1점 차 리드를 지켜 8-6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도 타석에 서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투타 겸업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현민은 올해 황금사자기에선 2회전에 투수로만 나섰다. 주말리그 때 주루하다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몸 상태가 100%로 올라 오지 않은 탓이다. 이현민은 “3일간 몸 상태를 완전히 회복해서 9일 경기 땐 3, 4번 타자로도 나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현민은 대구 경상중 재학 시절 “하현승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고의 ‘좌타니(왼손 투수+오타니)’로 불리는 동갑내기 하현승은 현재 투타 모두 고교 3학년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에 반해 이현민은 대구고 입학 후 부침을 겪었다. 1, 2학년을 통틀어 타자로 8경기에 나와 타율 0.267(15타수 4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투수로서도 12경기에서 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00을 남긴 게 전부다.

이현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현승이와 대결 구도가 많이 신경 쓰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얽매이면서 내 할 일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이현민은 지난겨울 ‘무엇이든 결국 해내는 사람’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이현민은 “책을 읽으면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추월하기보다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달리자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자 초조함이 사라졌다. 이젠 누군가한테 쫓기듯 던지고 달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 다짐을 잊지 않기 위해 올해 1월 자신의 야구 모자에 이렇게 새겼다. ‘책임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

대구고 ‘이도류’ 이현민은 올해 1월 자신의 야구 모자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이라고 적었다. 이현민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내 공을 믿고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마음가짐을 바꾼 이현민은 고교 1학년 때 찍었던 자신의 최고 구속을 되찾았다. 고교 1학년 연습 투구 당시 기록했던 패스트볼 최고 시속(148km)이 실제 경기에서도 나온 것이다. 구속을 되찾으며 마운드 성적도 뒤따라왔다. 이현민은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 B조에서 4경기에 나와 12이닝 동안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이현민은 “패스트볼 구속이 나오다 보니 내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 오늘도 속구로 왼손 타자를 잡았다. 타자들이 내 빠른 공에 타이밍을 못 맞추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 한계를 넘어설 때의 쾌감이 있다”며 “야구가 너무 좋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이도류’ 도전을 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1976년 창단한 대구고 야구부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 중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만 없다.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기에선 우승을 차지한 적 있지만 황금사자기에선 준우승만 3번이다. 이현민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황금사자기 우승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한 표정이던 이현민은 ‘점심 메뉴’ 이야기가 나오자 앳된 미소를 띠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시작된 이 경기는 오후 1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이현민은 “오늘 이기면 다 같이 냉면을 먹기로 했다. 다행히 이겨서 지금 냉면을 먹으러 간다”며 웃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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